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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길고양이를 위한 '특별한 찻집'의 사연

by 야옹서가 2010. 5. 27.
배고픈 길고양이들이 찾아왔을 때 바로 확인해 대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히 상상했던

길고양이 전용 인식장치를 실제로 운용 중인 찻집이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아담한 찻집 안에 들어서면, 꽤 큼직한 우체국 택배상자가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가게 입구에 

웬 택배 상자인가 싶어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보면, 삼색고양이 한 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습니다.
 
찻집 앞에 상주하던 이 길고양이는 인근 식당에 출몰하는 쥐를 모조리 잡아주어 이웃 주민에게

두루 사랑을 받았답니다. 그러나 
크게 앓아 동물병원 신세를 진 뒤로 그냥 거리에 놔둘 수 없어서,

찻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은 아예 가게 한켠에 보금자리를 내주었다고 합니다.    
 

같이 놀아주면 좋으련만, 한참 낮잠 잘 시간이라 그런지 고양이는 그저 눈만 꿈뻑할 뿐 

상자 안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부부가 운영하고 계셔서, 실내에서도 고양이 테마의 차 용품을 판매하고 있고 

귀여운 고양이까지 머물고 있으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공간입니다. 그밖에 찻집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잎차도 시음해볼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답니다. 


처음에는 길고양이를 찻집에서 돌보는 분이 계시다는 이야기만 듣고 찾아간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찻집에 길고양이 인식장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원리로

길고양이의 방문을  확인할 수 있는지 여쭸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온도감지 센서'에 있었습니다. 

가게 앞에 비치한 야외 테이블 밑에 밥그릇과 물그릇을 놓아두고 근처에 온도감지 센서를 달아서,

길고양이가 찾아오면 체온 때문에 감지가 되어 카운터 옆에 바로 신호가 온다고 합니다. 돌보는

길고양이를 위해 인식장치까지 만든 정성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자주 찾아오는 녀석인지, 아니면

새로운 얼굴인지도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으니 근처 길고양이의 개체 수 파악에도 편하겠다 싶습니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어, 온 것 같네요." 하는 말씀을 듣고 살짝
가게 입구로 나가보았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손님 한 분도 따라 나서더니 길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치즈태비 냥이는 가게 안에 자리를 잡은 삼색냥이의 새끼 중 한 마리입니다. 한 배에서 난 턱시도 길고양이도

함께 다녔지만, 교통사고로 그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돌보는 사람이 있는 길고양이에게조차,

인간세계는 위험으로 가득 찬 곳입니다.
  

'도망갈까, 밥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는 눈치더니, 결국 밥을 먹기로 한 모양입니다. 한동안 아그작아그작

맛있게 소리 내며 밥을 먹던 고양이는 영 마음이 불편했던지, 길 건너편으로 슬며시 자리를 옮깁니다. 찻집에

눌러앉은 엄마와 달리, 자유분방한 거리에서의 삶을 선택한 까닭에 밥 먹을 때만 찻집으로 찾아옵니다.
먹다 만 사료에 미련이 남는지, 자꾸만 찻집 쪽을 돌아봅니다.


누군가에게 큰 사랑을 받는 길고양이는 유독 빛이 납니다. 잘 먹고 영양상태가 좋아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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