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안전하다 믿었어. 눈앞을 지나가는 것은 인간의 바쁜 두 발뿐,

아무도 이 어둡고 그늘진 자리까지 고개를 들이밀지 않았으니까.

 

아...어떻게 된 거지? 커다랗고 무서운 인간의 얼굴이 눈앞에!

쿵, 심장이 무너앉는 소리가 들려.



어떡하지? 계단 밖으로 달려나갈까, 계속 숨어 있어야 안전할까? 

손을 뻗어 날 홱 잡아채면 어쩌지? 제발 날 모른 척해줘!

 
인터뷰 기사에 쓸 사진의 추가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다 어린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맥없이 앉아있던 모습이 허기져 보여서, 늘 가방에 갖고 다니는 사료를 덜어 나눠주었습니다.

이런 경우 사람 손을 탔던 길고양이는 별 경계심 없이 넙죽넙죽 먹고 배가 부르면 슬그머니

사라지지만,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한 여느 길고양이는 사료 한 알도 마음놓고 먹지 못합니다. 

한번 입질을 하나 싶더니 얼른 달아나 은신처로 숨어버립니다.


어디로 갔을까, 살그머니 따라가보니 계단 밑 나무 벽 사이에 숨어서 눈을 빛내고 있습니다.

제가 따라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탓인지, 눈이 딱 마주치자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당혹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의 눈망울에서 여러 감정이 읽힙니다. 고양이의 입은 마르고 심장은

철렁할 것입니다. 숨어야 하나, 이대로 달아나야 하나. 머릿속에서 온갖 계산이 돌아갑니다.

그러다 고양이가 애원합니다. 먹을 것도 싫고 관심도 싫으니 제발 모른 척 그냥 지나가 달라고. 

 
고양이가 눈빛으로 애원하는 소리가 내내 마음을 울려,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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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1 09:02

    두려움에 가득찬 눈이네요...에효...안쓰러워라~

  2. ㅇㅇ
    2010.06.11 10:47

    저런 얼굴을 보면 너무 안스러워요...ㅠㅠ
    길고양이에게 삶이란 힘든 짐일뿐.

  3. 고양사랑
    2010.06.11 11:32

    간혹 애처로와 주었던 먹을것을 보고도 소스라쳐.. 도망가는 길고양이의 뒷모습을 볼때면 맘아파요.

    인간에 대한 공포가 먹을것보다 크다는거겠죠..

  4. 비비안과 함께
    2010.06.11 13:20

    저런 눈빛을 보면 누가 고양이에게 사람의 선의와 악의를 구별할 수 있게 해줄 기계를 발명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문득 아...말이 통하는 사람들끼리도 의도를 왜곡하고 악의에 찬 행동을 하는 이들이 난무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아주 초큼 우울해집니다. 경원님 떠나오신 뒤에라도 놓여진 사료를 먹고 조금 기운을 차렸기를 ....

  5. 새벽이언니
    2010.06.11 13:38

    음..........
    사료를 먹고 그속에 담긴 마음을 알수 있었으면 해요.
    다음에 또 볼수 있게 되면 그땐 조금은 누그러진 눈빛을 볼수 있길..

  6. 사랑스런나옹이
    2010.06.11 16:53

    메인에 저 애처로운 고양이 얼굴이 너무 안쓰럽고 맘아플것 같아서..안볼려다가..용기 내서 들어왔는데.역시 마음아픈 사진이군요..

  7. 소풍나온 냥
    2010.06.11 17:28

    아호~ 너무 간절해보여요 ㅠㅠ

  8. BlogIcon 미남사랑
    2010.06.14 09:43

    눈빛에 앳된모습이 더 가슴아프네요..
    꼭 살아남아 더운여름도 즐기게 되길 바랍니다..

  9. BlogIcon Laches
    2010.06.15 16:16

    애원하는 눈동자가 애처롭네요.
    건강히 잘자라서 경계도 하고 먹이도 여유롭게 잘 얻어먹는 냥이로 자라길...
    큰 아픔 없이 잘자라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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