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토끼, 개가 함께 잠든 숲속 동물묘지
2010. 8. 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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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양이 여행/[고양이 여행]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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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살며 감정을 나누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다면, 어떤 동물이든 그 사람에겐
반려동물로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의 몸집이 얼마나 크고 작은지, 가축으로 분류되는지
혹은 반려동물로 분류되는지, 입양할 때의 가격이 얼마였는지에 관계없이, 그 동물과
반려인이 나눈 추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럽 고양이 여행 중에 유독 반려동물묘지를 꼼꼼히 돌아보게 된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스톡홀름 동물묘지에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고양이의 무덤이었지만
개, 말, 토끼, 새 등 다양한 동물의 무덤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비석에 명시되지 않았을 뿐
다른 동물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고양이 외의 다른 동물 무덤 중심으로 돌아봅니다.
구획을 짓지 않고 수목림 사이에 자유롭게 조성되어 있는데, 무덤의 형태도 반려인의 취향에 따라
변형된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말의 커다란 덩치를 감안해서 크게 만들고 싶었을까요? 하트 모양으로
경계석을 세웠습니다.
날개 달린 말을 함께 놓았습니다. 세상을 떠나서도 천사가 되길 바라며 갖다놓은 것이겠죠.
육신의 무게도 없이 자유롭게 뛰어오를 수 있겠죠.
방석 크기의 작은 자연석을 비석으로 만들어 눕혀두었습니다. 아마 화장을 했겠지요.
사랑했던 반려동물의 무덤도 그만큼 자주 돌아볼 수 있게 되겠지요.
무덤의 크기와 모양을 조성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반려인에게는 소중한 추억이었기에 이렇게라도 기억하고 싶었을 겁니다.
것입니다. 이 무덤은 합장묘인데, 강아지들이 평소 즐겨 놀던 장난감 뼈다귀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마음에 듭니다. 어쩐지 세상을 떠난 내 개가 그곳에서 나무로 다시 살아나 나를 내려다볼 것만 같습니다.
화려하게 꾸민 무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무덤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은, 반려동물을 향한 인간의 애틋한 마음. 세상을 떠난 동물과
함께할 수 없지만, 그리운 마음을 달랠 길 없을 때 찾아가서는 가만히 앉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쉼터와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덤을 찾은 다른 사람들이, 내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며 공감할 수 있으니 또한
덜 외로울 거라는 마음이, 반려동물 묘지에 담겨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시간은 짧다는 것,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그 시간이 언제
갑자기 찾아올 지 모른다는 것...그러나 혹시 이별의 순간이 찾아와도, 가끔 생각날 때마다 찾아가
추억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나마 한자락 마음의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스톡홀름 동물묘지의 고양이 무덤만 따로 보시려면...(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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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12:12 신고
저런곳에 뭍힌다면 외롭지 않겠네요.
2010.08.15 12:33 신고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있어서 괜찮을 거 같아요.
2010.08.15 12:29
얼마전 10년넘게 같이 살던 코코가
떠나고 힘들어 하던 친구 생각이 나네요.
우리나라에도 동물 화장터가 있어서 코코를 화장하고는 한동안 계속 데리고 있다가
나무옆에 뿌려줬다고 하던데..
이렇게 동물묘지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싶네요.
2010.08.15 12:34 신고
꼭 비석을 세우지 않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수목장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0.08.15 15:17
잘 보고 갑니다
휴가 끝날을 이리 서성이고 있습니다...ㅎ
휴일 잘 보내시고요
2010.08.15 19:41 신고
저도 블로그에 글 쓰고 답글 확인하면서 보니 벌써 주말이 다 갔네요.
주말 푹 쉬시고 월요일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바라요~
2010.08.15 17:15
동물 묘지, 고요한 곳에서 편안한 잠을 자고 있을꺼 같아요. ^^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2010.08.15 19:42 신고
평안한 잠이라면 아마 저렇게 숲속에 잠든 모습일 것 같아요.
소춘풍 님도 즐거운 일요일 저녁 보내세요~
2010.08.16 08:43
여기에도 저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다른 집사님들이 길고양이들이 쉴 수 있는 고냥이 구멍이 있는 내집을 꿈꾸듯이 저도 문득 저런 수목장을 내가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좀 신선한 경험인데 항상 공중에 30센티미터쯤 떠서 사는 인간이라 구체적으로 뭐가 갖고 싶다 그런 생각 이때까지 세탁기가 최고가 품이었는데
;...엄청 업그레이드가 되어버렸네요.뭐 그래도 막무가네 부자의 꿈이 아니니까 거리껴할 필요는 없겠지요. 언젠가는 작은 숲이나마 가꿀 수 있는 땅을 갖게 되면 반려동물들을 사랑했던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찾아 추억할 수 있는 곳을 갖고 싶어졌습니다.하~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또 늘어버렸습니다.^^
2010.08.18 01:14 신고
제 주변에는 고양이 마을을 만들고 싶어하는 분도 계시고, 저도 스밀라 얼굴을 크게 그린
고양이 빌딩 도서관을 만들고 싶고^^
꿈은 크게 가지고 노력할수록 좋은 거죠. 수목장 숲에 대한 글은 또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2010.08.16 10:38
자연을 닮은 묘지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정말 저런곳에선 찾는이도 묻혀있는 이도 평화롭겠죠?
2010.08.18 01:14 신고
네 파리에서도 동물묘지를 찾아갔었는데...스웨덴과는 또 다르더군요. 파리 동물묘지 이야기도
조만간 업데이트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