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만난 길고양이. 나름대로 야성적인^^ 고등어무늬다. 이상하게도 집 근처에서는 길고양이를 만나기 힘든데, 어제는 운이 좋았는지 화단 창살 반대편을 기웃거리고 있는 녀석과 만났다. 마음은 급한데 고양이가 도망갈까봐, 살금살금 카메라를 꺼내 찍었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한 장, 한 걸음 더 다가가서 한 장. 고양이는 갑자기 터지는 불빛에 놀랐는지 화단 밑 틈새로 기어들어가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고양이는 도망갈 때 꼭 한번씩 뒤를 돌아본다. 귀찮은 인간이 계속 쫓아오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걸까? 돌아볼 그 시간에 차라리 한 걸음이라도 더 가면 더 빨리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거나, 창살 사이로 카메라 렌즈를 디밀고 다시 찍는다. 고양이 동공에 불빛이 반사되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면, 밤에 고양이 사진을 찍을 때 눈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마저도 귀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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