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여름 밀레니엄 고양이의 가족으로 태어난 아기 고양이 '고똥이'. 어릴 때부터 병약하고
비쩍 말라서, 오래오래 살라고 '고똥이'(고양이똥의 줄임말)라는 이름을 붙여준 아이입니다.
고똥이는 두 앞발에 장애가 있습니다. 여느 고양이들은 찹쌀떡처럼 도톰한 발가락 속에
발톱을 숨겨 다니지만, 고똥이에겐 앞발가락 살이 거의 없어, 늘 발톱을 꺼내고 다닙니다.
도톰한 살로 덮인 뒷발가락과 비교해보면 고똥이의 앞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유독 살이 찌지 않는 것이 늘 안쓰러워, 은신처의 고양이 가족을 만나러
갈 때마다 따로 영양식을 챙겨주곤 하지만, 여전히 몸무게는 고만고만해서 잘 늘지 않습니다.
발톱보호 역할을 하는 살 속에 발톱을 넣을 수 없다 보니, 발톱 몇 개는 빠졌는지 부러졌는지
찾아볼 수 없고, 끝이 동그랗게 뭉그러진 발가락만 남아 있습니다.
보통 식빵 자세로 앉으면 통통한 살에 발가락이 덮여 보이지 않을 텐데, 고똥이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도 다른 고양이들 사이에서 도태되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맛있는 것을 보면
혹시 뺏길까 싶어 그 작은 입으로 '앙' 물고 다른 곳으로 가져가 먹는 왕성한 식욕도 있습니다.
삶의 가장 큰 본능이 식욕이니, 고똥이도 비록 앞발의 불편함은 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발육 상태는 지지부진하지만, 이빨도 가지런히 나고 눈동자 색깔도
치즈태비에 어울리는 갈색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고똥이입니다. 먹을 것을 보고 좋아서
크게 우는 고똥이의 얼굴이 마치 즐거운 웃음을 짓는 것 같습니다. 고똥이의 성장 기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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