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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안양5동 명물 '고양이 정원'을 아시나요?

by 야옹서가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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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정원, 들어보셨나요? 길고양이를 위한 싱그러운 정원이 안양 5동에 생겼습니다.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고양이 정원은, '미역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키우는 백기은 작가가 만들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안양5동 빈집을 수리해

작업실과 주민 생활예술체험공간으로 쓰고 있는 백기은 작가는, 10월 4일까지

오픈스튜디오를 열어 그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를 위한 정원이란 말에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서 찾아가 보았답니다.


오동스튜디오는 마당이 있는 2층 주택을 수리해 임시로 스튜디오로 쓰고 있는 곳입니다.

빈집을 그대로 두면 청소년의 흡연장소나 혹은 범죄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있지만

이렇게 작가들의 손길이 반영되면서 다양한 예술활동의 장소로 거듭난 것인데요,

빈집의 곳곳에 고양이 그림을 그려, 정말 고양이 정원다운 느낌이 듭니다.

스튜디오 옆 조그만 계단이 고양이 정원으로 가는 길입니다. 막 정원에서 캣글라스 화분을

몇 개 가지고 나온 백기은 작가가 작업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동 통로에도 역시

고양이 그림이 반겨주는군요.   

계단을 내려오면 초록색 펜스에 올망졸망 매달린 고양이 정원 화분이 눈에 띕니다.

모두 재활용 폐품으로 만든 화분을 케이블 타이로 묶어 만들었네요.  

고양이 정원은, 귀리 씨앗을 버려진 플라스틱 통에 심고 키워서 가꾼 것입니다. 

캣글라스 화분 분양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작가가 직접 선물을 해주기도 합니다.

위에 무성한 풀잎은 캣글라스, 아래의 작은 풀잎은 캣민트입니다.

버려진 페트병의 재활용 아이디어가 멋집니다. 

고양이 정원을 둘러보는 백기은 작가가, 붙여둔 귀리 씨앗봉투가 없어진 것을 보고 기뻐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귀리 씨앗을 가져다 키울 수 있도록 씨앗을 붙여두었거든요.

캣글라스가 자라나, 주민들의 정원에서 또 싹을 틔우겠지요. 

"캣글라스- 이 씨앗은 귀리입니다. 좋은 곳에 심으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풀이 됩니다.

가져가셔서 예쁘게 키워주세요."라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크기도 모양도 다양한 폐품활용 화분들이 옹기종기 매달려 있습니다.

오가던 길고양이가 발톱을 갈 수 있도록 펜스 기둥에 면 끈도 묶어 두었습니다.
 
이제 막 심은지 얼마 안되는 캣민트가 하나둘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2층에서 내려다본 고양이 정원 풍경입니다. 스튜디오가 들어서지 않았을 때는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약간은 으슥한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산뜻한 정원이 생기면서 그런 분위기도 조금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주민들도 이 고양이 정원에 정겨움을 느끼나 봅니다.

오동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스튜디오 안의 가전제품과 가구들은 모두 버려진 

것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손님들을 맞이하고, 캣글라스 씨앗을 나눠주기도 하는 본부 격의 응접실입니다.

역시 재활용품인 테이블 안에는 작가가 그간 오동스튜디오 근처에서 만난 다양한 길고양이가

사진으로 담겨 있습니다.
오동스튜디오 근처에서 보이는 길고양이는 모두 20여 마리 선인데요, 백기은 작가는

그동안 만난 고양이의 모습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고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손전등(후라쉬) 불빛에 눈이 반짝인다고 해서 '후라'라는 이름을 받은 고양이는

백기은 작가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고양이라, 이렇게 유리 트로피까지 만들어

두었습니다.

꼬마 얼룩이, 삼순이, 흰양말...모두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 얼굴을 마주쳤음직한

그런 길고양이의 얼굴입니다.

저마다 생생한 고양이의 표정이 사진 속에 담겨, 작가의 애정을 엿보게끔 합니다.

작업실에서 캣글라스 씨앗을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1층에는 다른 작가들의 설치작업과 함께, 야간조명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이 야간조명은 고양이 정원의 밤을 빛내줄 것입니다. 

저녁 무렵 1층에서 내려다본 고양이 정원의 모습입니다. 반짝반짝 움직이는 조명이 

고양이 정원의 밤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한때 우울증에 빠졌던 시절, 고양이를 키우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고양이 정원은 그렇게 마음의 위로가 되어준 고양이를 위한 작은 보답이자,

안양5동 지역 주민들에게 '길고양이도 함께 살아가야할 작은 이웃'임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정원은 공식적으로는 10월 4일 오픈스튜디오가 끝나면

철수되어야 하지만, 이 작업에 큰 애착을 느끼는 작가는 서울에 있던 작업실도

안양으로 옮겨와, 이곳의 고양이 정원을 한동안 더 지켜나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날 백기은 작가와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는 길에, 길고양이 꽃비를 만났습니다.

딱 한번 사진으로 본 것뿐인데, 회색 줄무늬 털옷이 예뻐서 기억에 남았지요.

재빨리 사라지는 통에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마음은 기뻤답니다.

길고양이들도 이 정원을 좋아하고 찾아올 것만 같아서요.

길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오픈스튜디오가 끝나기 전에 한번 들러보세요.

안양역에서 2번 마을버스(안양대학교 방면인지 꼭 확인!)를 타고 현충탑 입구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3분 거리예요. 오동스튜디오 방문을 원하는 분은 아래 주소로 가면

자세한 정보가 있어요. http://cafe.naver.com/apap2010restarea.cafe

돌아가면서 스튜디오 지킴이를 하기 때문에, 백기은 작가가 나오는 날이 있고

없는 날도 있어요. 기왕 먼 길 가실 거라면 미리 약속을 잡으셔서, 작가에게 직접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 감상도 하고 캣글라스도 분양받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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