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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길고양이가 좋아하는 나무 방석 "편안해~"

by 야옹서가 2010. 10. 1.

여전히 말랐지만, 이제는 눈병도 피부병도 많이 나아 슬슬 고양이의 꼴을

갖춰가는 고똥이의 근황입니다.  

어지간하면 맨바닥에 그냥 앉으려고는 하지 않는 고양이들-길고양이라도
 
방석과 깔개에 대한 애착은 있습니다. 고똥이도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그나마 편안한 자리를 찾아 가만히 앉아 봅니다. 자잘한 돌멩이와 까실까실한

낙엽들로 엉덩이가 따가운 흙바닥과는 달리, 누군가 버리고 간 나무판자는

길고양이의 좋은 방석이 되어줍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도

아쉬우나마 막아줄 수 있습니다.
 
저를 보고 나무 방석에 앉을까 말까, 고민하던 고똥이는 슬그머니 앞발을 접고

반 취침 자세로
들어갑니다. 벗겨진 코에 붙은 흙먼지와 코딱지가 안쓰럽지만

곧 저 벗겨진 콧잔등에도 새 솜털이 날 것을 믿기에, 고똥이의 성장을 가만히

지켜보려고 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고똥이는 본능적으로 식빵을 굽습니다.

나무 방석 덕분에 흙바닥 잔돌멩이에 앞발이 배기지 않으니까요.

마음이 고단할 때면, 고똥이의 그윽한 눈매를 기억합니다. '저리 약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아이들도 힘껏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용기를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힘들다 푸념하며 쓰러지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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