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짝짝이 양말을 신은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10. 10. 5.
가장 소심한 것 같았던 고똥이가 의외로 먹을 것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며

적극적인 데 비해, 고똥이와 가족을 이룬 청소년 고양이들은 투명고양이라도

된 것처럼 숨어있다가 안전한가 싶으면 슬그머니 걸어나옵니다. 발끝에 살짝

걸친 흰 양말이 두드러지는 고양이, 짝짝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고똥이를 만나러 갔던 이 날도, 저 멀리서 '갈까 말까' 한동안 망설이다가

결심했다는 듯 종종걸음치며 걸어오던 짝짝이. 본인은 그 이름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짝짝이 양말을 신고 있기도 하고 어감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짝짝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 지역의 고양이를 오래 지켜보다 보면

비슷한 무늬도 종종 나오는지라, 각각 다른 이름을 붙여주게 됩니다.


이렇게 앞발은 발목양말, 뒷발은 긴 양말을 신고 있어서 짝짝이랍니다^^

누가 맨 처음 고양이 발끝의 흰 무늬를 양말로 불렀을까 궁금하지만, 

참 재치있는 표현이죠? 고양이의 도톰한 발과 다리에만 꼭 자라나는

흰색 털은, 양말로 부르지 않는다면 실감나게 설명할 도리가 없거든요. 



길고양이의 양말에는, 그 고양이가 길에서 보낸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린 고양이들은 흰 양말을, 어른 고양이들은 연륜 담긴 회색 양말을 신지요.

양말 네 짝 신고 평생을 버티기 위해서는 열심히 그루밍을 해야 한답니다.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길 생활의 묵은 때가 있지만, 그 연륜 담긴 양말을 보면서

고양이가 길 위에서 고군분투했을 시간이 떠올라,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고똥이도 짝짝이처럼 앞발엔 발목양말, 뒷발엔 긴 양말을 신었군요. 오늘 혹시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가 있다면, 무슨 양말을 신었는지 한번 찬찬이 살펴보세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