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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고양이 마을, 10월에 내리는 눈

by 야옹서가 201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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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대장냥과 가족들이 겨울을 나는 천막집 앞에 새 놀잇감이 생겼습니다.

성큼성큼 앞서 걸으며 저를 따라오게 하더니, 카오스 대장냥은 걸음을 멈추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발톱을 들어, 하얗고 커다란 물체에 앞발을 박습니다.

카오스 대장냥의 발톱이 한번씩 파고들 때마다, 잘게 부서지는 얼음송이처럼

하얀 눈가루가 날립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스티로폼 가루이지만

제 눈에는 꼭 눈송이처럼 보였습니다.



옆에 노란색 접착액 자국이 있는 걸 보니, 한때 방열자재로 쓰던 스티로폼입니다.
 
길고양이의 겨울나기를 위해 요긴한 물건입니다. 천막집은 여름 햇빛과 장맛비를

막아줄 수는 있지만, 살을 에는 겨울바람까지 꽁꽁 싸매주기란 불가능하기에

길고양이에게도 이런 단열재가 필요해지지요.



인간이 갖다놓은 단열재이지만, 고양이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놀잇감입니다.

신나게 발톱을 갈다가, 잠시 멈춰서서 저를 바라보는 카오스 대장냥의 눈빛.

"너도 해보지 않을래?" 하고 권하는 것만 같습니다. 얼마나 정신없이

긁어댔는지, 눈밭에서 뒹군 고양이처럼 온 몸에 스티로폼 가루가 묻었습니다.


길고양이의 등뒤로 펄럭이는 천막집의 부산스러운 움직임을 보면,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이 가을도 곧 가고 겨울이 다가올 것임을 알기에,

길고양이의 겨울나기가 미리부터 걱정되는 요즘입니다.


혹시 길고양이 집에 단열재를 넣어주려면, 문방구에 가면 아이소핑크가 있습니다.

작은 알갱이를 뭉쳐 만든 스티로폼과 달리, 아이소핑크는 조밀한 덩어리로

되어 있어 혹시 스크래치를 하더라도 잘 뜯기지 않고 가루날림이 적답니다.
 
올 한 해도 고양이의 겨울나기가 무사히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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