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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가 잘 조성되어 도심에서도 다양한 새를 볼 수 있는 스톡홀름에서는,

길고양이보다 야생조류를 만나는 것이 더 빈번한 일입니다. 이 고양이도

우연히 마주친 새를 노리고 있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만큼 크게 보이는 걸 보면, 제법 몸집이 큰 새입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제 몸집을 생각하지 않고 새를 잡을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달려나가야 새를 잡을 수 있을지 신중하게 거리를 가늠해봅니다.

몸은 도약을 위해 낮추고 뒷발도 동당동당, 뛰어나갈 준비를 갖췄습니다.

벌써 처음보다 두세 걸음 앞으로 나선 상황, 뒷모습을 지켜보는 저에게도

긴박감이 감돕니다.


한데 왠지 뒤꼭지가 따끔했는지 새가 느릿느릿 돌아섭니다. 멀기는 하지만

고양이가 자기를 노리고 몸을 숙인 것을 보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새의 유일한 무기인 날개를 활짝 펼쳐 멀리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동당거리며 낮춘 엉덩이를 들어보지도 못한 채로, 고양이는 그만 망연자실

새가 날아간 곳을 바라만 봅니다. 고양이는 사냥에 실패하면 딴짓을 하는데

그 이유는 자존심이 강해서 실패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고도 하고, 혹은 

기분 전환을 위해서라고도 합니다.



방금 전까지 새가 머물던 장소로 걸어나와서  "에잉, 내 신세야..." 하고

푸념이라도 하듯 벌렁 드러눕는 고양이입니다. 언젠가 새를 잡으려다 실패한

고양이가 허탈해하며 털썩 옆으로 쓰러지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고양이에게도 사냥 실패의 좌절감은 그렇게 드러나는가 봅니다.

눈을 지그시 감은 표정이 '될대로 되라' 하고 체념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방금 전의 실패는 잊어버리고 '에라, 등이나 지지자' 하고

마음을 달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운 내,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하고 고양이에게 넌지시 응원을 건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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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돌칠미키
    2010.10.11 08:14

    저도 실지로 그모습을 본적있는데 그 집중력이란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역시 못잡기는 했는데 허공에 헛발질~~~ 어찌나 웃기던지...
    웃는 소리에 얼른 뛰어오더니 딴짓하는 모습이 이뿌고 웃기고...ㅋㅋㅋ
    오래전 그때가 생각나네요.

  2. 도로롱
    2010.10.11 09:11

    통통한 배 한 번 만져봤으면 ㅋㅋㅋ 사진이 꼭 그림같아요. 다음엔 꼭 사냥 성공할거라고 위로해주고 싶네요

  3. BlogIcon s2용
    2010.10.11 10:07

    동동동동.... 쪼끄만게 참 귀엽죠^^

  4. 새벽이언니
    2010.10.11 10:19

    냥이 홧팅~ ^^

  5. 복남이
    2010.10.11 10:40

    냥이의 심리상태에 대한 경원님의 글이 참 재미있네요...ㅋㅋ
    사람도 목적한 일에 실패하면 한번쯤 짜증내고 헛주먹질이라도 하듯 냥이도 마찬가진가보네요

    '다음번엔 작은 새라도 꼭 잡으렴... 멀리서나마 응원해주마...스웨덴 고양이 화이팅!!!'

  6. BlogIcon 고양사랑
    2010.10.11 23:41

    겸연쩍음을 발라당으로 위로받는 냥이씨~ㅎㅎ저럴때보면 참 고양이는 유머감각이 탁월하단 생각이 듭니다 ㅎㅎ

  7. 비비안과함께
    2010.10.12 20:30

    요녀석 스웨덴 묘지기냥이 맞죠? 음...스웨덴하면 여러가지로 복지정책도 잘 돼있고 교육수준도 높고 뭔가 좀 국민들도 우지하게 세련된 분위기일거라 제 맘대로 편견이 있습니다만..요녀석은 그런 이미지와는 상관없이 살짝 헐렁한 것이 남같지가 않습니다~ㅎㅎ조금 엉성하고 조금 어설프고 그래도 느긋하니 즐거운 분위기의 냥이네요. ^^친구하고 싶은 스타일입니다~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0.12 21:4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빈틈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약간 허술한 것이 진짜 매력이죠. 사람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너무 빈틈없는 사람은 어쩐지 부담스러워서...

  8. BlogIcon Desert Rose
    2010.10.21 16:47

    맞아요..그게 더 매력적인것 같아요..다 잡을 뻔한 먹이를 한끝차이로 놓치는..그런 실수..^^
    근데 놓친 고양이로서는 애가 많이 타겠지요..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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