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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금배추밭 지키던 길고양이, 부럽다

by 야옹서가 2010. 10. 27.
추석연휴 전인 9월 15일 H모 사의 포기김치 10kg을 주문했다가,

배추값 폭등으로 배송받지 못하고 '보름만 더 기다려달라'던

말에 묵묵히 기다린 게,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더 이상은 못 기다릴 것 같아서 주문을 취소하려던 차에,

업체에서 메일이 왔네요. 내일은 꼭 보내주겠노라고...


배추값이 오른다고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중간유통상의 주머니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는데... 도대체 

이 배추는 금배추도 되었다가, 무용지물이 되었다가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날이 추워지면서 또 배추값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고 하니

한숨이 나네요. 작년 이맘때 풍성하게 자란 배추밭을

홀로 지키던 
길고양이가 생각나 사진을 올려봅니다.
누르면 커져요^^

아, 저 많은 배추들...보기만 해도 배부릅니다. 집 앞에 조그만

텃밭이 있으면, 배추도 심고 상추랑 고추도 심어서, 채소 파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네요. 가끔 "다 내 거야!" 하고 찾아와 배추밭을

무보수로 지켜주는 길고양이와 인사도 나누면서 말이죠.



고양이가 딱 지키고 있으면, 쥐도 새도 찾아오지 못할 것 같아요.

배추가 참 탐스럽게 익었지요? 11월 말에 나온다는 겨울배추를

농협에서 12포기 예약해두었는데, 이번에 김치 온 걸 다 먹으면

그때까진 얼갈이 김치나 오이무침을 해먹고 버텨야겠네요.

배추김치 없던 한 달 동안 우리집 밥상을 지켜준 고마운 친구들의

얼굴을 돌이켜봅니다. 첫 번째는 열무김치- 이것도 제법 칼칼하니

맛있죠. 다만 치아가 좋지 않은 부모님은 먹기가 좀 힘드셔서....

배추김치를 기다리다 지쳐 사온 얼갈이배추...배추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다만 너무 날씬하다고 할까요?

어쨌든 이 얼갈이배추도 얌전히 김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찍어 놓으니 제법 맛깔지게 보이네요^^

인간의 눈에는 금배추밭으로 보이지만, 길고양이 눈에는

그저 '못 먹는 것'일 뿐입니다. 괜히 배추밭을 뛰어다니며

힘을 낭비하기보다 체력을 저축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던지

가만히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길고양이입니다.

어쩐지 길고양이의 낮잠 여유가 부러워지는 오후입니다.

내일은 부디 김치가 도착해야 할 텐데...행운을 기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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