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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엄마 길고양이의 뭉클한 배려

by 야옹서가 2010. 10. 28.

고양이를 만나러 가면, 그네들이 뭘 하며 지내는지


가만히 앉아 바라봅니다. 사람 사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듯이, 고양이의 하루도

그렇게 담담하니 지나갑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알아챌 수 없는

고양이의 작은 배려를, 몸짓에서 읽을 때가 있습니다.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와 아기 통통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통통이가 잘 따라 오나, 못 오나...한 배에서 난 통키보다

조금은 허약한 통통이 때문에, 노랑아줌마의 표정에도


근심이 담긴 듯합니다. 통통이도 점프는 잘 할 나이인데,

오늘은
엄마 꼬리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노랑아줌마는 

애가 타는지 통통이를 돌아보며 부릅니다.

"이 정도면 넘을 수 있겠니?"



노랑아줌마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꼬리를 들어줍니다. 뛰어넘긴

아무래도 어려우니, 그냥 넘어가게 하려는 것인가 봅니다.



엄마 꼬리로 어느새 조그만 아치가 만들어졌습니다.

아기 고양이 통통이만을 위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황금 아치입니다. 아직은 엄마 꼬리도 힘껏

뛰어넘지 못하는 어린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엄마만큼

자상하고 날랜 어른 고양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딸은 엄마를 꼭 닮는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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