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만나러 가면, 그네들이 뭘 하며 지내는지
가만히 앉아 바라봅니다. 사람 사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듯이, 고양이의 하루도
그렇게 담담하니 지나갑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알아챌 수 없는
고양이의 작은 배려를, 몸짓에서 읽을 때가 있습니다.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와 아기 통통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통통이가 잘 따라 오나, 못 오나...한 배에서 난 통키보다
조금은 허약한 통통이 때문에, 노랑아줌마의 표정에도
근심이 담긴 듯합니다. 통통이도 점프는 잘 할 나이인데,
오늘은 엄마 꼬리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노랑아줌마는
애가 타는지 통통이를 돌아보며 부릅니다.
"이 정도면 넘을 수 있겠니?"
노랑아줌마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꼬리를 들어줍니다. 뛰어넘긴
아무래도 어려우니, 그냥 넘어가게 하려는 것인가 봅니다.
엄마 꼬리로 어느새 조그만 아치가 만들어졌습니다.
아기 고양이 통통이만을 위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황금 아치입니다. 아직은 엄마 꼬리도 힘껏
뛰어넘지 못하는 어린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엄마만큼
자상하고 날랜 어른 고양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딸은 엄마를 꼭 닮는다고 하니까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고양이 여행]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 길고양이, 발톱긁기 놀이는 즐거워 (29) | 2010.10.30 |
---|---|
암벽 타는 길고양이, 먹먹한 뒷모습 (27) | 2010.10.29 |
금배추밭 지키던 길고양이, 부럽다 (17) | 2010.10.27 |
젖소무늬 고양이 '채플린 수염'의 매력 (25) | 2010.10.26 |
길고양이계의 미남 악동, 고동이 (23) | 2010.10.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