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곧 시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즉 순식간에 나무를 타고
위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나무둥치에 발톱을 가는 일이죠.
나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간 통통이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슬며시 다가가 봅니다.
아마도 나무를 탈 것 같지는 않고, 저 자세로 한동안
신나게 발톱 긁기를 할 모양입니다.
앞발에 힘을 넣느라 S자 곡선이 된 뒷모습이 귀엽습니다.
동물도 인간과 눈을 마주치면 '저 사람이 나를 본다'는 걸
인식합니다. 그래서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에게는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고 딴청을 부리며 다가가기도 합니다.
몸은 다가가지만 너를 보고 있지 않다는 눈속임이죠.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눈병이 좀 나아지는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땐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크기 차이가 거의 비슷해
보이던데, 그래도 이땐 눈물이 아직 고여있네요.
저를 보고 잠시 망설이는 모습이, 이런 고민에 빠진 듯합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낯선 기척을 느끼자마자 도망갔을 텐데,
바로 위에서 카메라를 들고 내려다보며 찍는데도 이 정도로
대범해진 것을 보니 통통이도 조금씩 어른이 되나 봅니다.
그 와중에 잠시 소홀했던 불꽃아가씨, 통키는 나무 뒤에서
동그랗게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한 배에서 난 통키처럼
통통이도 빨리 잔병이 낫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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