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며칠째 집에서 골골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카메라를 달라고 하십니다.

점심 약속이 있는데 카메라가 필요하다고요.


소형 똑딱이 카메라를 오토 모드에 맞춰서

전해드리곤 잊고 있었는데, 저녁에 어머니가

카메라를 건네며 “오늘 길고양이 찍었다”고

환하게 웃으십니다. 그러고는, 잘 찍혔는지

궁금하다며 얼른 열어보라고 재촉하시네요. 

메모리를 확인해 보니, 근처 식당에서 나오는 잔반을
얻어먹으며 사는 듯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오두마니 
웅크린 채로 등만 보이며
돌아앉아 있습니다. 

 


얼굴이 궁금한데, 길고양이가 도망가는 바람에
얼굴까지는 찍지 못했다고 하네요. 
 


자동차 밑에 길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는 사진도 있네요. 

점심 약속 있는 날 곱게 차려입고 나간 어머니가

길고양이 좋아하는 딸 보여주려고, 쭈그리고 앉아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반가워하며
사진을 찍으셨을 그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자동차 앞에서 저 정도의 눈높이로 사진을 찍으려면, 
얼마만큼 몸을 낮춰야 하는지 알기에...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인지라 혹시 버튼을
잘못 눌러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도 하셨지만
“떨어뜨리지만 않으면
버튼 잘못 눌렀다고 망가질 일은
절대 없다”고
설명드린 덕분에 안심하고 찍으셨대요.


고장나거나 잃어버려도 크게 아까울 물건 아니니

괜찮다고 말씀드려도 혹시 어디 놓고 올까봐,

고장낼까봐 못 쓰겠다고 망설이는 어머니...


지금 당장은 일에 매여 훌쩍 떠나지 못하지만,

언젠가 어머니를 모시고 고양이 여행을 갔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고양이를 만나러 가던 그 길에,
어머니와 함께 고양이를 찍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건강하실 때, 어머니와
함께 고양이 여행자가 되는 것.

저에게 또 다른 꿈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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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고양사랑
    2010.11.01 08:06

    어머님의 고경원님을 생각하시는 맘이 고스란히~담긴 사진들입니다^^아공~
    바라시는데로 이루어지실거에요^^암요~감기몸살이 오셨나봐요..저런..
    요즘 많이 바쁘시다보니 피로가 겹치셨나봅니다..빨리 쾌차하셔요~
    따스한 모과차라도 한잔 드리고프네요..힘내셔요~^^/화이팅!!
    11월의 첫날~활기차게 시작하셨음 합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08: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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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사랑님, 글 올리자마자 덧글 남기셨네요. 찌찌뽕~
      감기 조심하시고..저도 따뜻한 보리차 마시며 얼른 회복해야겠네요. 벌써 11월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2. BlogIcon MAR
    2010.11.01 09:28 신고

    저희 어머니도 카메라 빌려가시면 항상 망가트릴까봐 걱정된다고 촬영버튼을 확인 또 확인하고 가져가시죠. ^^

  3. BlogIcon 도꾸리
    2010.11.01 09:30

    오~
    어머님이 사진에 대해 한 센스하시는걸요`~
    감기 쾌유를!!
    아자아자~

  4. BlogIcon 미남사랑
    2010.11.01 09:32

    이번 감기 오래 가네요..계속 쉬는수밖에 없더군요
    어머니 사랑이 느껴지십니다.
    부디 님의 그 새로운 꿈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5. 새벽이언니
    2010.11.01 11:06

    멋진 어머니시네요
    두분이 즐거운 고양이 여행을 같이 다녀오시는 날이 빨리 오길 빌겠습니다
    감기도 언넝 나으시길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2: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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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도 여행을 좋아하시는데 늘 일 핑계로 먼 곳은 모시고 가지 못했네요.
      시사회며 이벤트에 한동안 늘 어머니와 같이 다니곤 했는데..

  6. BlogIcon 온누리
    2010.11.01 11:17

    쩝!!
    낭도 추워지는데...걱정입니다
    11월 한달 늘 좋은날만 되세요

  7. BlogIcon Desert Rose
    2010.11.01 11:35

    가슴이 찡합니다..
    콧 끝도 찡하구요..
    어머님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나봅니다..

    고양이의 뒷 모습이 굉장히 작고 쓸쓸해보입니다..
    하지만 고경원님의 어머님의 사진으로 저 길 고양이는 아주 많이 행복할것 같습니다..
    제가 행복한것처럼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2: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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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글 쓰면서 왠지 어머니 마음이 생각나서 좀 마음이 묵직해졌답니다.
      어머니께서 부담없이 사진 찍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겠어요.

  8. BlogIcon 테리우스원
    2010.11.01 11:53

    고양이의 탐색이 남다르군요
    쌀쌀함에 감기 빨리 회복되시길
    11월도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파이팅 !~~~

  9. BlogIcon Shain
    2010.11.01 13:13

    사진엔 마음이 드러난다는데.. 식당앞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
    따님에게 보여주시고 싶은 마음도 그렇고 잘 볼 수가 있네요..
    저 고양이 녀석은 그래도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 겨울에 참 다행이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2: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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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도 처음엔 고양이를 좀 무서워하셨는데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고양이가 있으면
      밥이라도 챙겨줘야겠다고 길고양이용 사료를 들고 나가시네요.

  10. BlogIcon 느린
    2010.11.01 13:51

    이런 것으 두고 감동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제 주위엔 남편말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습니다
    친구하나는 몸이 약해 알레르기도 있고 겁이 많아 동물을 만지지도 못하는 녀석이 있는데
    이번 여름휴가때도 왔었는데 이젠 제법 덕베군을 안기도 하고 만지기도 합니다
    부산 내려가서 자기 홈피에 덕베군 사진만 왕창올려놓고는 우리 조카라고 ㅎㅎ
    덕베군도 타인을 무서워 하는편인데 서로서로에게 감동이 아닐수 없습니다

    어머님 정말 고우십니다
    경원님이 그 고우신 어머님 심성을 닮으셨나 봐요
    예쁘게 단장하시고는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딸래미 줄 사진을 찍고 있었을
    어머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하니 미소가 절로 생깁니다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2: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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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죄송스럽기만 하네요. 딸이 건강하게 효도하며 살아야 하는데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고...하고싶은 걸 늦기 전에 해드리고 싶어요.

  11. BlogIcon 쿠쿠양
    2010.11.01 20:27

    어머님의 마음이 참 따땃하네요...
    저희 어무니도 시골에서 길냥이 보시면 사진찍어주시고 그래요~
    손이 크셔서 먹을걸 많이 주다보니 언제나 집근처엔 길냥이들이 찾아온다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3: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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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서 손이 크시군요^^ 시골 어머니 댁에서는 길고양이도 자주 보실 수 있나 봐요.
      쿠쿠양님 어머니께서 찍은 길냥사진들도 궁금하네요.

  12. 비비안과함께
    2010.11.01 21:03

    ^^부럽기도 하고...(전 이제 불가능한 꿈인지라...) 찡하기도 하고...어여어여 어머님 나이 더 드시기 전에 (아...요즘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블로그랑 책에서 보여주셨던 곳들을 다시 한번 같이 다녀오시면 좋겠어요~저도 냥이랑 다른 가족들랑 동거를 시작한지 6개월정도 되었는데요 조금씩 가족들의 태도가 변하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 요물 단계-> 비비안은 괜찮은 고양이구나(개별적인 인정단계)->일반적 고양이 요물론은 사라지고 개별 고양이 비비안에 대해서는 애정 비슷한 것, 고양이 전반에 대해서는 무관심과 약간의 관용 단계에 이른 것 같아요^^ 참 어머니와 함께 여행 다녀오시려면 여비가 마련되어야 할텐데요~전 저 나름대로 독자니까 독자스러운 응원방법으로 3번째 책이 나오면 광속으로 구매, 이미 구매한 책들은 지인들에게 또 소개 및 구매 권고를 해야겠습니다~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1 22: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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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일본까지는 힘들더라도 제주도라도 모시고 갔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제주에 못 가본 지 꽤 오래 되셨거든요. 거의 대학생 때 마지막으로 갔다고 하시니까요.
      어머니도 처음엔 고양이 무서워하셨는데 지금은 장족의 발전을 하셨죠. 좀 있으면 저와 함께
      길고양이 사진 찍으러 다닐지도^^

  13. Toyu
    2010.11.02 19:25

    으으- 몇장에 담긴 해석이 코끝을 찡하게 하네요.
    자녀를 위해 험한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면서
    한낱 물건을 자녀의 것이라고
    본인보다 더 소중히 다루시려는 그 마음이..

    제가 이래서 경원님도, 경원님의 세상도 좋아하는거라니까요? 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3 0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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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가 많은 분들은 기계에 대해 두려움이 좀 있으시잖아요. 어머니도 그렇죠.
      그래도 인터넷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배워서 요즘은 혼자서도 서핑을 하신답니다.
      타이핑은 못하시지만^^ 어머니와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가고 싶네요.

  14. 쿠당
    2010.11.03 08:52

    맨 마지막 사진을 보니 한마리가 아니라 두마리의 고양이 사진이군요!

    하얀 다리가 보여서 깜짝 놀랬습니다

    이제 어머니께서도 이제 길고양이랑 친해지시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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