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식빵을 잘 구웠는지 평가할 때

앞발 반죽이 튀어나오지 않는가 보는 것은

식빵 품평의 원칙 중에서도 가장 기본입니다만,

'식빵의 달인' 냥 선생님의 엄격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도

타고난 미모로 추가점수를 얻는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몸에 뽀얀 우유를 품고 태어난 밀크티도 그랬습니다. 


밀크티가 한번 식빵을 굽기 시작하면

 "우윳빛깔 밀!크!티!" 하고 소리 높여 응원을 보내는

동네 소녀 길고양이들이 몰려들곤 했습니다.

반죽이 다소 삐져나오더라도 밀크티의 식빵은

언제나 빵집에서 가장 먼저 품절되곤 했습니다.


빵 반죽에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그냥 

눈으로 베어물기만 해도 달콤한 것이

밀크티 식빵의 매력이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100년만의 폭설이 내린 날 이후로

종적을 감춘 밀크티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밀크티가 이 세상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지구라는 빵집에서 너무 일찍 품절된 것이라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고양이여서, 빨리

품절될 수밖에 없었다고 믿고 싶은

초겨울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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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비바리
    2010.11.06 19:50

    코 부분이 완전한 삼가구도네요.
    만져보고 싶어요.

  2. 미첼
    2010.11.06 20:04

    아.. 너무 예쁜 아이다.. 라며 즐겁게 읽다가 마지막 내용에서 저도 모르게 울컥... 밥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은 아이들이 어느날 보이지않거나 또는 태어난지 얼마되지않아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떠나보낸 아이들이 벌써 수마리... 정말 너무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라서 힘든 길냥이의 삶을 마치고 예쁜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했나봐요.
    그래도, 몇달전에 헤어진 나의 첫길냥이 식빵이는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어디서 배는 곪고다니지는않는지, 추운겨울에 바람 피할곳은있는지.. 몇해를 함께해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애틋함이 커서 지금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걸 어쩔수가 없네요.
    그아이가 어딘가에서부터 한걸음, 한걸음 이곳으로 오고있다고 믿고있어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7 09:0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밀크티는 지난 겨울 갑자기 사라지기 전까지 꾸준히 담아온 아이 중 하나였습니다.
      제 마음을 스쳐간 길고양이 중에서도, 밀크티는 특별했거든요.
      식빵이도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길... 한동안 안 보이던 녀석이 거의 1년만에 나타난
      기적같은 일도 있었으니까요.

  3. 야옹이랑 초코랑~!!
    2010.11.06 20:56

    너무도 멋진 밀크티였죠~!! 코트빛도 오묘하고 눈빛도 매력적이였던...이 지구가 아니라면 냥이별에서 행복하게 잘지내겠죠..??

    다시 보고싶네요~~~

  4. 소풍나온 냥
    2010.11.06 21:08

    으헝... 밀크티....

  5. BlogIcon 소춘풍
    2010.11.06 21:19

    저녀석~ 조만간 눈감고 자겠어요~ ^^)/

  6. 헤일리
    2010.11.06 22:32

    예전에 이 녀석 보고 참 예쁘네~ 하면서 한참동안 사진을 뚫어지게 본 기억이 있는데..
    고경원님이 이름도 얼마나 딱맞게 붙이셨는지..이름이랑 생김새랑 착착달라붙었어요~
    밀크티 요녀석 코트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어요..!!!
    오랫만에 반갑다 생각했는데..마지막 문장에 울컥하네요...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죠?! 저렇게 예쁜식빵 구우면서..
    다른동네든 고양이별에서든...

  7. 비비안과함께
    2010.11.06 22:36

    예전에 밀크티 포스팅을 보다가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내용을 읽고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여러 형태로 사랑하는 사람도, 강아지도, 고양이도 떠나보내 온 삶이지만 아직도 헤어지는 것에는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요즘도 마당에서 생활하는 흰둥이(강아지예요~)가 집밖으로 탈출해서 짧은 마실이라도 나갈라치면(제가 사는 곳은 집 뒤로 논밭이 있는 시골인데다가 이녀석이 가는 곳도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만)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려서 제가 전전긍긍하게 되지요.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강인함, 현명함, 어른스러움 따위가 저절로 생겨날 것만 같았는데 아직까지 저는 그런게 생기질 않네요. 그런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른가 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1.07 09:04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아무리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이별에 슬퍼하는 마음은 똑같겠지요.
      다만 그 슬픔을 다스리는 방법이 어렸을 때와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고
      슬픔을 받아들이는 법도 배우고 싶네요.

  8. 메이
    2010.11.06 22:44

    "우윳빛깔 밀!크!티!"
    팬심은 성북동에서도 꽤나 날렸습니다, 추가점수만 쌓아도 성곽보다 높았어요.

  9. 미리내
    2010.11.06 22:59

    아~~~밀크티..너무너무 보고싶은 밀크티 정말 너무 인기가 좋아서 일찍 품절이 된것일까요 우스개 소리로....하느님께서도
    하늘나라에 꼭 필요한 인재를 일찍 데려간다고 하더니... 밀크티도 그럴까요 혹?그쪽세상이던 ..아님 미처 경원님의 눈길이 가지않는 동네이던 잘지내길...그렇지만 이아이...나를 경원님 팬으로 만든 이아가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10. 고돌칠미키
    2010.11.07 07:44

    색이 참 예쁘네요~~~
    날씨가 추워지긴 한 모양입니다. 이제 식빵굽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니 말입니다.
    올겨울도 잘 날수있기를 ...

  11. BlogIcon 고양사랑
    2010.11.07 12:19

    밀크티..뽀얀우윷빛깔이었던 밀크티..어느곳에서든 행복하길 바래요~

  12. 새벽이언니
    2010.11.08 09:47

    간만의 밀크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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