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발톱 긁기' 본능에서 나온 만행인데요. 사람 기준에서는 만행이지만,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내 집에 있는 물건을 내 마음대로 쓴다는데 문제가 됨?' 하고 반문할 법합니다. 그럼 사례별로 한번 알아볼까요?
1. 가죽 의자-너덜너덜하게 만들기
마 끈으로 만든 발톱긁개를 아무리 사줘도, 고양이 마음에 드는 발톱긁개의 질감은 따로 있나 봅니다. 특히 가죽의자의 경우, 스밀라는 흥분하면 갑자기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오르면서 북북 발톱을 긁곤 합니다. 원래 부엌에서 식탁의자로 쓰던 의자인데, 등받이가 망가지면서 버리려던 것을 테이프로 감고 스밀라 전용 스크래처 겸 전망대로 내어주니 잘 쓰고 있습니다.
스밀라 전용으로 내준 거라 이 정도지만 만약 소파를 긁지 못하게 하려면, 소파 위에 커버를 씌우고 방석을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편안히 기대 있기만 할 테니까요^^
2. 나무 문-앞발로 열면서 긁어놓기
스밀라는 종종 제 힘으로 문을 열고 제 방에서 나가곤 합니다. 문이 완전히 딸깍 소리나게 닫혔을 때는 못 열지만, 반쯤 닫힌 경우 발톱을 문틈에 걸고 틈 사이로 발톱이 딱 걸리면 힘있게 당겨서 열곤 하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별 티가 나지 않아서 놓아뒀는데, 4년쯤 세월이 쌓이고 보니 저렇게 스밀라 발톱 닿는 자리만 흠이 생겼습니다. "응? 무슨 문제라도 있나?" 하는 표정으로 기웃거리는 스밀라.
3. 베란다 유리문 실리콘-열어달라고 조를 때 긁어서 의사표현
스밀라 발톱긁기의 세 번째 희생양은 유리문 실리콘입니다.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닫혀 있을 때 보란듯이 두 발로 서서 실리콘을 긁어대는 바람에, 발톱 닿은 자리만 저렇게 됐네요. 언제 날 잡아서 집수리를 한번 하기는 해야할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발톱긁기 본능을 막기 위해서 '냥이네일' 같은 식으로 발톱 끝에 씌우는 고무 팁 같은 도구를 쓰기도 한다는데,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필요할 지도 모르지만 저희 집은 쓰지 않고 있어요.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지더군요. 이상 스밀라의 귀여운 만행 3종 세트였습니다.
*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밀라가 저 자세로 즐겨 누워있는 건 자신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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