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의 흔적은 모두 사라지고 바싹 말라버린 낙엽더미만 남아있으려니 하고 생각했지만,

12월로 접어든 요즘도 누렇게 변해버린 나뭇잎 사이로 붉은 기를 담은 단풍잎이 보입니다.  

마른 단풍잎 색깔은 다 같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것은 잿빛을 띤 분홍색이고, 어떤 것은

붉은색이 말라붙은 듯한 검붉은색, 어떤 것은 붉은 기를 다 토해내고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고양이 털옷이 저마다 다른 색을 담은 것처럼, 밀레니엄 고양이가 은신처로 삼은 이곳의 단풍잎도

고양이 옷을 닮아가나 봅니다.

아직 남아있는 붉은색의 온기만큼, 단풍잎 한 장 한 장이 핫팩이 되어서

고양이의 차가운 몸을 뜨끈뜨끈 데워주면 좋으련만 그저 부질없는 상상에


그칠 뿐입니다. 어렸을 때 배운 차가운 색, 따뜻한 색을 보면서 했던 상상 중에

'따뜻한 색을 만지면 왜 따뜻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만약

붉은색에서도 미약하나마 그런 온기가 느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단풍잎에 온기를 기대할 수 없는 고양이는, 대신
 햇빛을 가만히 받고 있습니다.


조금 더 옆으로 움직이면 양지바른 자리도 있는데, 굳이 약간 응달진 곳의 햇빛에

몸을 기대는 이유는, 역시 이곳이 가장 구석진 자리여서 안심이 되는 위치이기 때문이겠죠. 

성글게 자란 나뭇가지는 바람막이가 되어주지 못해도, 개인공간을 만들어주는 발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구석진 곳에 있다 보니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이라서

햇빛이 그리운가 봐요. 사람도 햇빛을 주기적으로 쬐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고양이도 마찬가지랍니다. 


먼 곳을 바라보다 저를 발견하고는 눈동자만 살짝 굴려 힐끗 바라봅니다.

약간 흘겨보는 듯 샐쭉한 표정이지만, 귀엽게만 보이네요.

생각해보면 이 녀석도 은신처의 고양이 무리 중에서 비교적 오래 살아남은 편입니다.

성격도 다소 경계심이 있는 편이어서 다른 고양이들보다 늦게 나타나곤 했죠.

평범해 보이고 붙임성이 없어도, 오히려 그 때문에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아침 이부자리에서 나오는 시간도 점점 늦어지는 요즘

조각보 같은 햇빛이지만, 해가 들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볕을 쬐고 건강히 겨울을 났으면 좋겠습니다.  
  1. serazlife
    2010.12.16 11:06

    예쁘게 생긴 아이예요...보일러실 같은데라도 따뜻한 곳을 찾아들어가야 겨울을 날텐데요...

  2. BlogIcon misszorro
    2010.12.16 11:45 신고

    길냥이들이 건강하게 이 한파를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BlogIcon 초록누리
    2010.12.16 11:53

    양지를 찾아 햇볕을 쪼이는 길고양이들을 보니 앞으로의 추위가 걱정이 되네요.
    겨울을 잘 나야 할텐데...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1: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햇빛 받고 좀 기운이 나면 좋겠는데요. 길고양이도 잘 먹어야 겨울을 난다고 하더군요.
      사람도 고양이도 밥심으로 버티는 것 같습니다.

  4. 소풍나온 냥
    2010.12.16 12:04

    에고...주둥이에 카레점만 있으면 딱 우리 살진이네요....
    올겨울도 무사히 나길....

  5. BlogIcon Shain
    2010.12.16 12:49

    햇볕쬐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롭긴 하네요...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어떻게든 건강하게 겨울을 났으면 좋겠어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1:53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고양이도 사람도 견디기 힘들만큼 공기가 차가워졌죠, 이제는 한겨울이 다 되어버렸네요.
      하긴 벌써 올해도 보름밖에 안 남았으니..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6. BlogIcon MAR
    2010.12.16 12:49 신고

    다들 무사히 겨울을 나면 좋겠어요.
    요즘 생각지도 못하게 여기 저기서 아기고양이들을 발견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


    • 2010.12.16 21:26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1:5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아기고양이들은 겨울 나기 힘들텐데 어떻게 버티려나 걱정이네요. 보통 봄 가을이 아깽이 대란인데..

      *아, 찾아보니 있네요. 아직 못받은 분을 파란색으로 체크하다 착각했어요; 저번에 보내주신 거랑 같네요.
      다음주 월요일에 함께 모아서 보낼 예정입니다^^

  7. BlogIcon 전션
    2010.12.16 12:54

    아... 저 눈동자 너무 귀엽네요 ㅡㅜ

  8. BlogIcon 짱똘이찌니
    2010.12.16 13:41

    날은 추워도 볕은 그나마 따뜻해서 다행이에요.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 더 애처로워 보여요.
    ㅠㅠ

  9. 새벽이언니
    2010.12.16 14:01

    네, 겨울엔 그저 햇볕이 최고죠
    해뜨는 날이 많아서 녀석들 조금이라도 그 덕을 봤으면 합니다

  10. 김재희
    2010.12.16 14:03

    지금처럼 추운 날씨엔 걱정이 많이 되네요~
    어잿밤 물을 좀 사료주는 곳에 놔두었는데 아침에 보니 꽁꽁 얼어있더군요..
    물이라도 제대로 마시고 다니는지....
    안따까운 겨울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2:04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길고양이 밥주는 분들이 제일 고민인 게 겨울철 물 어는 건데요. 보통 설탕을 약간 넣으면
      어는 속도가 좀 더뎌진다고는 하는데 요즘같이 추울 때는 큰 효과가 없나 봅니다.
      전열선이 지나가지 않는 한...

  11. BlogIcon 달콤시민 리밍
    2010.12.16 17:03

    예전에 1층 살 때, 베란다 쪽으로 돌이 있었거든요~
    그때 꼭 날 좋을때는 냥이들이 그 위에
    배 깔고 엎드려서 광합성을 하더라구요 ㅋㅋ
    냥이들이 햇빛을 좋아하나봐요^^
    넘 귀여운 길냥이네요 ㅎㅎ
    추위에 잘 견디면 좋겠어요^^


  12. 2010.12.16 17:54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2:06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소중한 것이 있을 때 잘해야한다는 사실을 다들 공감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사람 마음이 다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마다 소중한 게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13. 유리동물원
    2010.12.16 18:32

    요즘 많이 추울텐데 길냥이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길냥이한테 어떻게 접근하시나요. 멀리서 쳐다만 봐도 도망가던데요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2: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길고양이가 제일 견디기 힘든 계절이 오고 말았네요. 더위는 그래도 참으면 된다지만
      추위는 생존과도 직결되니...종종 들르는 지역의 고양이들이들은 얼굴이 익어서 그런데
      사실 저도 처음 가는 곳의 고양이들은 많이 도망다니더군요. 보통 눈을 마주보기보다 약간 딴청부리면서 다가가곤 합니다.

  14. BlogIcon 소춘풍
    2010.12.16 19:20

    녀석들에게는 이런 추위, 단지 식빵만이 유일한거 같아요.
    따뜻한 햇빛..솜이불 하나 주고 싶은 마음만..에공..

  15. BlogIcon 새라새
    2010.12.16 21:26

    이 추운날 넘 안스럽기까지 하네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귀여움을 받아도 부족할텐데 말이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2:1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여느 집에 태어났으면 따뜻한 집에서 배곯지 않고 덜 고단하게 살았을 텐데
      그래도 겨울만 잘 견디면 좀 더 살기 수월한 계절이 온다는 걸 믿고 버텨주길 바랍니다.

  16. 비비안과함께
    2010.12.16 21:58

    그제 제가 사는 곳에는 비가 왔는데요 비내리고 난 자리에 단풍잎들이 콘크리트 바닥에 붙어있는 모습도 꽤 인상적이더라구요. 빛바랜 붉은 빛이 물에 젖어서 그림처럼 붙어있어서 ...아...가을이 가긴 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날씨도 춥고 더 쓸쓸한 느낌도 들고...굉장히 영리해보이는 고등어 아이네요. 전 왠지 고등어들을 보면 좀 영리하고 똑똑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어요^^노랑둥이들은 왠지 느긋하고...같이사는 삼색냥이는 좀 수줍고...사람도 움츠러드는 이 겨울을 영리해보이는 고등냥이가 잘 견뎌내길 ...소원 목록에 또하나 추가해야겠어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6 22:12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이 녀석도 은신처에서 벌써 3년 가까이 살고 있네요. 길고양이치고는 그래도 평균 수명을
      넘겨 살고 있는 셈이에요. 조심성이 많아 그렇겠지요. 내년에도 카오스냥, 노랑냥과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7. BlogIcon 미요♪
    2010.12.17 06:46 신고

    금방 잠깐 나갔다 왔는데 보슬보슬 눈이 내리고 있더라구요.
    음식물쓰레기통 옆에 있는 고양이가 절 보자 도망가던데...
    날씨는 춥고 눈까지 내리니 길고양이들은 더 힘들 것 같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7 10:25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오늘 눈 내리는 거 보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온이 어제보다 높아서 많이 녹을 거 같다고 합니다.
      녹아서 얼지 않고 다 증발해줬으면 좋겠네요..

  18. BlogIcon 권양
    2010.12.19 16:10

    점점 햇살 한줌이 귀해지는 겨울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ㅠ,ㅠ 아궁~
    햇볕쬐기를 즐겨하고 추위를 극히 싫어하는 고양이들에겐 참 달갑지 않은 계절이지요..
    그래도 열심히 무사히 버티어내주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0 09:06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사계절이 뚜렷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름 겨울 나기가 그리 힘들지는 않았었는데
      요즈음은 봄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 겨울은 혹독해져서 참 힘들어요.
      여름은 그렇다 쳐도 겨울은 좀 포근포근하게 지나갔음 좋겠습니다.

  19. BlogIcon 판타시티
    2010.12.21 09:49 신고

    편안해 보이네요 ^^
    고양이들의 건강을 기원해 봅니다~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