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청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얼룩고양이, 고동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습니다.

고동이보다 좀 더 어리고 미묘였던 억울냥이 맞이하지 못한 두 번째 겨울을, 고동이는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고동이와 함께 살며시 코 인사를 건네던 억울냥은

사진 속 수줍은 모습으로만 추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보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으면 걱정과 불안한 예감이 오가다가, 그 시간이 길어지면

예감은 확신으로 바뀌게 됩니다. 

길고양이와의 만남과 이별이라는 것이 늘 그렇게 기약없이 시작되었다가 끝나는 것이지만,

매번 겪는 일인데도, 마음은 아직 이별하는 훈련이 되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남겨진 이들의 삶이 있기에, 그리고 그들의 삶은 계속될 것이기에,

슬픔은 마음에 묻어두고 다시 그들이 살아갈 시간을 기록하게 됩니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던 겨울을 견뎌 낸 고동이는 이제 당당한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으로,

한때 자신이 올려다보던 어른들을 동료로 맞아들여 함께 살아가겠지요.  가끔은 버릇없이

노랑아줌마에게 앞발질을 하곤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감출 수 없나 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어른이 되어버렸을 때, 마음은 아직 아이인 것만 같은데

세상 사람들은 모두 어른의 책임을 요구하기만 해서 울고 싶을 때, 마음 의지할 곳 있다는 건
 
든든한 일입니다. 노랑아줌마는 고동이에게 그런 고양이가 되어줄 수 있겠지요.

비록 이제 몸집은 고동이가 더 커졌지만 말입니다.  단풍잎 깔린 바닥에 소복이 눈이 쌓이고

그 눈이 녹아 다시 파릇한 새싹 날 때까지 고동이가 건강하기를, 무사히 두 번째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1. BlogIcon 온누리
    2010.12.22 08:49

    두번 째 겨을이면 올해는 좀 겨울을 지내기가 수월할 듯 합니다
    그래도 겨울은 추울텐데...ㅠ
    동지 팥죽 한 그릇 드세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09: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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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동지가 되었더라구요. 온누리님 덕분에 절기를 확인할 수 있네요.
      하루 늦었지만 새알이 든 따끈하고 달콤한 팥죽 한 그릇 먹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2. 미첼
    2010.12.22 09:19

    길고양이와 한번이라도 인연을 맺은 사람이라면 겪어야할 경험들이죠. 인연을 맺고 맘을 나눠준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나는 나의 첫(길)고양이 식빵이, 그 식빵이의 1세대 자녀들중 가장 아끼는 쫑이와 2세대 자녀들중 노랑이, 멍군이, 누룩이, 그리고 은근슬쩍 궁딩 붙이고 정착한 점백이, 호랭이, 여름부터 새식구가 된 막내귀염둥이 찡찡이와 얌전이, 가끔씩 찾아와 엄청 앙탈부리고 가는 카오스와 싸움만 하고가는 검둥이까지... 벌써 2-3번의 겨울을 난 아이들이지만 올 겨울도 무사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함께 맞고싶어요. 길냥이로써 삶에 마냥 평화로움을 기대할순 없지만, 녀석들이 나와 닿아있는동안만이라도 부디 아프지않고, 굶주림에 힘들어하지않는 삶이기를 바래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헤어짐을 알고 연애하는 기분이라고. 나보다 늦게 찾아와 먼저 떠나는 반려의 삶인지라 언젠가는 그런 헤어짐을 예감해야한다지만, 그래도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눈물나는것은 어쩔수가 없나봐요.
    괜시리 아침부터 눈물 찔끔거리고 갑니다.

    • DearPlants
      2010.1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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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첼님,, 헤어짐을 알고 연애하는 기분,,이라는 말씀에 울컥하면서 공감되네요,,아흑~~ ㅠ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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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짐을 알고 시작하는 연애...저도 길고양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집고양이도 이별을 미리 생각하며 마음 아파지곤 하는데,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를
      길고양이는 더더욱 그렇지요.요즘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보고 있는데 여주인공이 그러더라구요.
      시작할 때 이미 끝을 정해놓고 사랑하는 여자가 어디 있느냐고...
      근데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돼요. 끝을 알지만 사랑하니까,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그렇게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게 돼요.

  3. ㅇㅅㅇ
    2010.12.22 09:20

    노랑아줌마 고동이 좀 잘 부탁드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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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치로는 이제 노랑아줌마가 고동이에게 보살핌을 받아야할 것 같지만...
      그래도 한번 아기는 영원한 아기인가 봐요. 가끔 덩치 큰 아이가 애교부리는 것 같아 귀여워요.

  4. BlogIcon 파란연필
    2010.12.22 09:20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잘 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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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니께서 예전에 파란연필님의 시레토코 여행기 보시고
      무척 좋아하셨는데 저도 모시고 가고 싶어졌습니다. 여행블로그는 늘 꿈꾸게 해주어서 좋아요^^

  5. BlogIcon 파르르
    2010.12.22 09:30

    오랜만에 봐도 한눈에 알아보시는군요..
    저는 아직 멀었나봅니다...
    봐도봐도 헷갈리니...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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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좀 더 부지런히 올려야 얼굴이 익을 텐데,, 블로그에서 길고양이 말고도
      함께 사는 고양이랑 인터뷰랑 책 이야기까지 고양이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루다보니
      길고양이 이야기가 매일 올라가지 못하네요^^ 분발해서 써야겠습니다.

  6. BlogIcon 소춘풍
    2010.12.22 09:47

    고녀석이 고녀석이던 순간도, 어느덧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아파트에는 '돼지'라 불리는 녀석이 있는데요.
    벌써 3번째 겨울을 맞이 하고 있다고 해요. ^^
    고동이도 분명, 잘 보낼꺼라 생각합니다~ 으쌰으쌰.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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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춘풍님 응원에 고동이도 힘내서 열심히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돼지라..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어쩐지 통통하고 동그란 몸집의 녀석일 것 같아요.
      돼지도 무사히 겨울 나길...

  7. BlogIcon 새라새
    2010.12.22 09:51

    고동이가 올 겨울은 좀 더 따뜻하게 잘 보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8. BlogIcon 유리동물원
    2010.12.22 10:58 신고

    겨울철은 고양이들에게 시련의 계절일꺼 같아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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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겨울이 제일 힘들죠...여름은 덥지만 그래도 참으면 된다지만
      겨울은 춥기도 하고, 물도 얼어버려서 먹기 힘들고..눈이나 오면 녹여 먹으려나요.

  9. 정재상
    2010.12.22 11:07

    제가 모르던 어느새 억울냥이 떠나버렸나요.. 좀더 자주 들어와서 그때 잘가라는 말한마디도 억울냥한테 못해주었는데 참 미안하네요.
    혹시 억울냥이 약간 고동이랑 닮았는데 눈이 약간 더 처진듯한 느낌을 주는 그 냥이 아닌가요? 너무나 마음이 아프네요
    고동이라도 건강하게 살아주었으면 좋겠네요. 욕심 부리지 말고 자신의 명만큼이라도..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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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억울냥은 고동이랑 참 많이 닮은 고양이였죠..둘이 코를 맞대고 냄새 맡는 사진을
      보고 거울 같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오래 살아남아줬으면 했지만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어요.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3년 안팎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도 짧은 삶에 마음이 아프네요.

  10. BlogIcon misszorro
    2010.12.22 12:05 신고

    고경원님 글이 왠지 짠하게 느껴지네요
    고동이 따뜻하게 겨울나기를 저도 함께 기도할께요^^

  11. 소풍나온 냥
    2010.12.22 12:19

    억울냥...아 짠하네요....
    고동이 힘내라~

  12. BlogIcon Shain
    2010.12.22 18:22

    노랑이 아줌마 보다 이제는 훨씬 커져서... 무서운 일 당하면 지켜줄 수 있는 크기가 됐네요..
    고동이 눈빛이 정말 잔잔해졌어요
    아기 고양이 특유의 개구진 모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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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이가 노랑아줌마보다 더 건장한 몸집이 되었지요. 노랑아줌마는 아기고양이를 낳긴 했어도
      천상 호리호리한 여자고양이구요.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카오스대장냥처럼
      잘 버텨주었으면 좋겠어요.

  13. 김재희
    2010.12.23 00:22

    뭘 저리 바라볼까요??
    그 눈에 슬픔이 깃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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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신처의 고양이들 중에서도 비교적 겁이 없는 녀석이라 가끔 저렇게 나와서 저를 빤히 보곤 해요.
      그렇게 무심히 마주보는 순간이 참 좋답니다.

  14. BlogIcon 무릉도원
    2010.12.23 08:44

    무사히 겨울을 잘 이겨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고경원님이 곁에 있으니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3 10: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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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 멀다 보니 매일같이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들를 수 있을 때만이라도
      돌봐주고 싶어요. 오랫동안 지켜보다 보니 제 고양이는 아니지만 제 고양이처럼 정이 들었나 봐요.

  15. BlogIcon 권양
    2010.12.23 14:03

    아,,억울냥이 두번째겨울을 나지못하였군요 ㅜ,ㅜ 맘아프지만,,,편히 쉬길 바랍니다.
    고동이는 씩씩하게 건강하게 겨울을 나주었음 해요..

  16. BlogIcon 바람의라이더
    2010.12.28 18:50

    제가 밥 주는 길냥이 한 녀석의 이름도 고동인데..
    이 녀석은 몸만 컸지 너무 겁쟁이라서.... 일주일 정도 요즘 안보이는데..걱정이 되는군요..

    이 고동이도 저희 고동이도 건강하게 겨울 났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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