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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소심했던 지붕 고양이 가족, 1년간의 성장

by 야옹서가 2011. 4. 12.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지붕 고양이들은 늘 지붕에 머물고 있습니다.

각각 보이던 녀석들이 마침 나란히 앉아있기에 기념사진을 찍어봅니다. 같은 장소에 사는 고양이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안도감이 느껴집니다. 


경계심이 많아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녀석들 중에 얼굴에 검은 얼룩이 있는 삼색이는 의뭉이,

볼에 카레얼룩이 있는 삼색이는 의심이, 고등어무늬 형제는 소심이인데, 의뭉이는 보이지 않네요.

1년여 전, 2010년 1월 23일의 의심이와 소심이. 1년은, 짧은 삶을 살다갈 길고양이에게 긴긴 시간입니다.

뾰족한 인상에 눈매가 처져, 늘 뭔가를 의심하는 얼굴처럼 보였던 의심이는 얼굴이 동글동글해졌고,

해맑고 동그란 눈빛을 지녔던 소심이가 오히려 의혹에 젖은 눈빛의 고양이로 자랐습니다.


늘 웅크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모습만 기억했던 의심이도, 모처럼 몸을 쭉 펴니 어른 티가 납니다.

늘 의심하고 소심해야 오래 살아남는, 길고양이의 일생은 그렇습니다.

인간과 눈이 마주치지 않을 때, 방심하고 있을 때의 소심이는 경계심이 풀어진 듯,

동그란 눈망울로 되돌아옵니다. 그래도 저기 있을 때만큼은 안심할 수 있겠지요.
얼굴을 마주한 지 오래지만, 지붕고양이 일족 중에서는 여전히 겁을 내어 얼굴만 뾰족 내민

녀석들이 종종 있습니다.
제가 가고 나서야 슬그머니 몸을 드러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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