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어쩌면 고양이마다 저렇게 무늬가 다르고 성격이 다를까
새삼 신기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부산 용궁사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만난
검은 턱시도 고양이도 그랬습니다.
v자형 앞가슴털이 마치 턱시도 사이로 비치는 흰 와이셔츠 같아서
흔히 턱시도로 불리는 길고양이인데, 이 녀석은 독특하게도 한쪽 다리 스타킹을 잃어버린 것처럼
흰 다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턱시도 길고양이라면 짝짝이 바지를 입은 것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바지 통이 좁아서 스타킹이라는 느낌이 더 걸맞습니다.
방향을 바꿔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며 반대쪽 다리를 슬며시 보여주는 턱시도 모습입니다.
무심한 듯 걷고 있지만 이쪽을 신경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달아나기 전 한 번 더 이쪽의 동향을 살피는 길고양이의 마음. 아무리 바빠도 마지막 확인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독특한 얼룩무늬의 고양이를 볼 때마다, 누군가가 고양이 털옷에 턱시도 무늬를 그려넣다가, 물감이 모자라
마저 칠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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