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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하수구에 몸을 숨긴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11. 11. 28.

 

오래간만에 길고양이를 만나러 마실을 갑니다. 낙엽이 진 계곡에도 길고양이의 흔적이 있습니다.

폴짝폴짝, 등산이라도 하듯 열심히 산을 오르는 모습이, 뭔가 바쁜 볼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걸음을 재촉합니다.

흰색 털에 노란 점박이무늬라서 어두운 계곡에서 금세 눈에 띄는 길고양이입니다.

아마도 목이 말랐던지, 굳이 물이 흘러내려가는 하수구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고인 물 쪽으로 머리를 가까이하고 다가가 냄새를 킁킁 맡습니다.

하수가 흘러내리는 통로로 얼굴을 쑥 내밀고 갸웃해봅니다. 윗집 사람들이 쓰고 버린 생활하수가 흘러나가는

통로이지만, 길고양이에게는 시냇물이 흘러내리는 신기한 터널처럼 보이는 듯합니다. 

 

하수 통로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낮잠에 빠져듭니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하는데 뜻밖입니다.

털이 젖어도, 사람 눈을 피할 수 있는 여기가 안전하다는 생각에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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