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종이상자 위에 보자기가 덮여 있으면, 스밀라가 아침 구경을 나왔다는 뜻입니다. 마치 작은 동네 산 정상에
흰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밀라의 두 귀가 쫑긋이 나와있는 거랍니다. 우리 가족은 이곳을
스밀라산이라고 부릅니다.
헬기를 타고 스밀라산 정상까지 가 봅니다. 역시 스밀라가 바깥 구경에 여념이 없군요.
이제 낡아 못입게 되어서 스밀라 차지가 되었지요. 어머니 냄새가 솔솔 나고,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따뜻해서
기분이 좋은가 봐요. 오리털 점퍼의 두 팔을 등 위로 돌려서 보온 효과도 나게 하고, 바람막이도 덮어주면 든든해요.
처음에는 바깥구경을 좋아하는 스밀라를 위해 다양한 보온장비를 고려해봤는데, 침낭처럼 돌돌 마는 형식은
답답해할 것 같고, 지금처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모양이 좋을 것 같네요. 가끔 저렇게 고개를 쭉 빼고
킁킁 냄새를 맡으며 딴청도 부리는 스밀라입니다.
스밀라산 정상에 둥근 해가 둥실 떴습니다. 2011년의 마지막 날 고양이 산신령의 얼굴을 이렇게 보게 되네요.
연말 휴가를 이틀 받아 어머니와 짧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12월 31일은 스밀라와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신부전의 예후가 나빠지지 않아 다행이고, 우리 가족에게 늘 웃음을 주는 스밀라에게 고맙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고양이 산신령의 신령한 기운을 받아 모두 2012년의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미리 기원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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