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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스밀라산 정상의 산신령 고양이

by 야옹서가 2011. 12. 31.

베란다 종이상자 위에 보자기가 덮여 있으면, 스밀라가 아침 구경을 나왔다는 뜻입니다. 마치 작은 동네 산 정상에

흰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밀라의 두 귀가 쫑긋이 나와있는 거랍니다. 우리 가족은 이곳을

스밀라산이라고 부릅니다.

 

 

헬기를 타고 스밀라산 정상까지 가 봅니다. 역시 스밀라가 바깥 구경에 여념이 없군요.

베란다 방한용으로 안 입는 오리털 점퍼를 깔아주니 스밀라도 좋아합니다. 어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오리털 점퍼인데 

이제 낡아 못입게 되어서 스밀라 차지가 되었지요. 어머니 냄새가 솔솔 나고,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따뜻해서

기분이 좋은가 봐요. 오리털 점퍼의 두 팔을 등 위로 돌려서 보온 효과도 나게 하고, 바람막이도 덮어주면 든든해요.

 


처음에는 바깥구경을 좋아하는 스밀라를 위해 다양한 보온장비를 고려해봤는데, 침낭처럼 돌돌 마는 형식은

답답해할 것 같고, 지금처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모양이 좋을 것 같네요. 가끔 저렇게 고개를 쭉 빼고

킁킁 냄새를 맡으며 딴청도 부리는 스밀라입니다.


스밀라산 정상에 둥근 해가 둥실 떴습니다. 2011년의 마지막 날 고양이 산신령의 얼굴을 이렇게 보게 되네요.  

연말 휴가를 이틀 받아 어머니와 짧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12월 31일은 스밀라와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신부전의 예후가 나빠지지 않아 다행이고, 우리 가족에게 늘 웃음을 주는 스밀라에게 고맙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고양이 산신령의 신령한 기운을 받아  모두 2012년의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미리 기원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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