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전철역을 기다리며 승강장 의자에 앉아보면 차가움에 화들짝 놀라 일어섭니다.
실외역은 아무리 지붕이 있다고 해도 냉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얇은 목도리 하나만 깔아도 냉기가 좀 덜한데요, 길고양이에게도 바닥에 깔린 스티로폼 방석이,
겨울나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조금이나마 막아줄 수 있으니까요.
한때 냉동식품을 담았을 스티로폼 상자뚜껑을 방석 삼아 길고양이 한 쌍이 잠을 청합니다.
엉덩이 아래도 따뜻하고, 앞뒤로 친구와 함께 몸을 맞대고 있으니 소르르 잠이 옵니다.
바스락 소리에 한 친구는 눈을 뜨지만, 다른 한 친구는 졸음을 못이겨 살짝 눈을 떴다 다시 감아버립니다.
하지만 역시 그대로 있는 것은 불안했던지, 아까부터 눈을 뜨고 이쪽을 주시하던 친구는
물탱크 뒤로 몇 발짝 달아나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방석 사수보다 일단 위기 모면이 급합니다.
아직 졸음이 완전히 달아나지 않아 “꺄웅~” 하고 조그만 하품을 해봅니다. 얼른 다시
따뜻한 스티로폼 방석 쪽으로 복귀할 시간을 노리고 있는 길고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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