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잠을 깊이 자지 못했다. 이런 날은 기분나쁠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뛴다. 어느 시점부터 이런 느낌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몸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대학생 때부터 밤새는 걸 은근히 즐겼던 것 같다(변태인가-_-). 내가 다녔던 학교는 주변에 유흥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수녀원'이라고 불렸는데, 오후 11시만 되면 버스가 끊겼고 택시조차 드물었다. 그래서 막차를 타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집에 가기도 어정쩡해진 시간이 되면, 작업실에 남아 밤을 새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40명의 동기들이 만들어내던 소음이 사라진 작업실은 한결 고즈넉해서,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기 좋았다. 회사에서 종종 했던 철야 근무를 무덤덤하게 해냈던 건, 그 시절부터 단련되어서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불안하게 조금씩 자는 잠이라면 토끼잠을 떠올렸는데, 요즘은 고양이잠이란 말이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스밀라와 한동안 살아보니, 그 녀석이 깊이 자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깊이 잠든 것 같아도, 작은 소리만 나도 귀를 쫑긋하면서 잠에서 깬다. 털방석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가수면 상태로 저쪽 세상과 이쪽 세상 사이를 불안하게 떠도는 고양이. 요즘의 내 수면 패턴은 고양이잠에 가깝다. 육아잡지에서 일할 때, 갓난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자는 모양을 가리켜 '나비잠'이라고 부른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감이 참 좋고 예쁘다. 나비잠은 깊고 편안할까? 방심한 아이들의 잠은.
예전에는 불안하게 조금씩 자는 잠이라면 토끼잠을 떠올렸는데, 요즘은 고양이잠이란 말이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스밀라와 한동안 살아보니, 그 녀석이 깊이 자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깊이 잠든 것 같아도, 작은 소리만 나도 귀를 쫑긋하면서 잠에서 깬다. 털방석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가수면 상태로 저쪽 세상과 이쪽 세상 사이를 불안하게 떠도는 고양이. 요즘의 내 수면 패턴은 고양이잠에 가깝다. 육아잡지에서 일할 때, 갓난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자는 모양을 가리켜 '나비잠'이라고 부른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감이 참 좋고 예쁘다. 나비잠은 깊고 편안할까? 방심한 아이들의 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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