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부커스/
2001. 6. 1] 사간동 아트선재센터에서는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최근의 한·일 디자인 경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액티브 와이어(Active Wire)전이 열린다.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VIDAK)와 도쿄 타입디렉터스 클럽(TDC)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타이포그래피,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CF와 뮤직비디오, 웹 인터랙티브 디자인, 사이버캐릭터, 게임디자인 등 실용적이면서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한·일 양국의 차세대 디자이너들에게 공통의 키워드는 퓨전이다. 예를 들면, 바디페인팅을 한 남녀 사진과 쓰레기봉투가 조합된 마츠모토 겐토의 작업은 디자인이라기보다 설치미술에 가깝다. 표현방식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다른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도 많다.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인 ‘없었을텐데 그러므로 나는’은 언더그라운드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보컬로 더 유명하다. 화가와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다치바나 후미오는 광고전단으로 한복을 만들면서 의상 쪽에도 관심을 보인다. 아트선재센터 1층 아트샵에 전시된 북 디자인 코너에서는 에로틱한 밀랍인형 사진부터 실험적인 타이포그래피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아트북을 볼 수 있다.

장르 넘나드는 디자인의 실험무대
이처럼 다양성을 강조한 전시였지만 ‘미술관 안에서 만나는 디자인’이란 제약 때문에 일종의 강박관념이 눈에 띄기도 한다. 《도날드닭》의 이우일과 《누들누드》의 양영순은 기존의 재기 넘치는 만화 대신 점잖은 일러스트를 내놓았다. 시각창작집단 ‘진달래’ 회원이 주축을 이뤄 작업한 아트 포스터는 홍대 앞 담벼락에 게릴라처럼 뛰어들었던 예전만큼 강한 침투력을 갖지는 못했다. 일본의 3인조 그룹 ILLDOZER는 전시실 내부를 칸막이로 막고 그래피티를 선보였는데, 차라리 아트선재센터 건물 벽면처럼 그래피티가 어울리는 곳에 그렸다면 보다 인상깊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소통을 전제로 한 웹 인터랙티브 디자인
한편 2층과 3층의 ‘웹 인터랙티브 존’에서는 디지털 문화를 기반으로 한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가능성을 접할 수 있다. 컴퓨터 자판을 통한 이미지 믹싱, 웹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키네틱 아트, 게임디자인과 사이버캐릭터 디자인 등의 인터랙티브 디자인은 친숙하긴 해도, 한편으로는 진부하게 여겨질 우려도 있다. 고해상도의 PC게임에 익숙한 관람자에게는 8비트 게임을 하는 것처럼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람자가 직접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의미를 띄는 이들 작품의 속성은 디자인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기가 활발하게 교류하는 상태(Live Wire)’에서 ‘액티브 와이어’(Active Wire)라는 전시명칭이 유래한 것처럼, 이번 전시는 디자인의 개념 확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트선재센터 개관시간은 11:00∼19:00까지(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일반 2,000원. 문의전화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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