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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고양이사진전 참여작 중간결산 거문도 고양이 살리기 사진전을 위한 '100픽셀 프로젝트' 중간결산입니다.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60분께서 총 1273장의 고양이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3월 1일 이후 사진을 보낸 분들의 명단은 3월 9일 접수마감 후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신지영, 정주혜, ♬, 김미라, 토란, 손지연, 송씨네, 케샤르, 멧돼지, 별나라전갈, 손정선, 아니스, 우승현, 이호영, 제프, 주하나, 천보배, 춘배, 포카리, 비공개님, 강경희, 김재희, 돌쇠엄마, 랑새, 박하로, 비단물소리, Fallen Angel , 이진주, 임선주, 뽀도르, 조헌탁, Njel, 아이스윈드, 김중경, 메이티, 성유진, 윤소정, 이혜리, 하나, 히스엄마, cean, 일하는곰, 김지혜, 랜디행복비쥬, 유향미, 추쿠♡, 기린초, 김세화, .. 2009. 3. 2.
한 가족과 길냥이의 따뜻한 교감 가마쿠라 여행에서 부처님 뱃속구경보다 기억에 남는 건 예측하지 못했던 길고양이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삼각형으로 길쭉한 담벼락에 젖소무늬 고양이가 열심히 그루밍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야 일본여행 동안 숱하게 만났으니 새로울 건 없었지만, 재미있었던 건 이 녀석이 매우 당당한 데다, 붙임성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꼬리 한 쪽, 다리 한 쪽. 양쪽으로 늘어뜨려 대칭 자세로 요가를 하더니, 자세를 단정히 합니다. 고개를 쭉 빼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고양이를 열심히 찍는 나를 보더니, 담벼락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싱긋 웃으며 길고양이에게 천천히 손을 내밉니다. 고양이가 냄새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드디어.. 2009. 2. 28.
길고양이의 발라당 놀이 흔히 고양이를 가리켜 새침하고 도도한 동물이라 말하지만, 가까이서 바라본 고양이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분이 좋아진 고양이가 등을 바닥에 붙이고 배를 드러낸 채 몸을 이리저리 뒤채는 행동을 가리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발라당'이라 부릅니다. 식빵(몸을 동그랗게 움츠리고 앞발을 가슴아래 접어넣어 네모난 식빵처럼 만든 모양), 찹쌀떡(고양이의 하얀 앞발을 귀엽게 부르는 말), 젤리(고양이 발바닥의 말랑말랑한 부분) 등 고양이의 행동이나 모습을 보고 붙이는 암호 같은 애칭보다는 좀 더 명료한 설명입니다. 고양이의 발라당 놀이는, 부연설명이 더 필요없이 발라당 그 자체이니까요. 처음 고양이의 발라당 놀이를 보았을 때는 '등이 가려워서 그러나?' 생각했습니다. 발정기 때 고양이의 발라당이 심해진.. 2009. 2. 27.
고속도로 로드킬, 쓸쓸한 죽음 동물로 태어나 가장 쓸쓸하고 비참한 죽음 중 하나가, 고속도로에서의 로드킬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길 위에서 맞은 죽음은, 차에 치었을 때의 고통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흙 위에서 죽은 생명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안식을 맞이할 수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죽은 동물은 그럴 수도 없다. 생명의 온기가 빠져나갈 때까지 천천히 납작해지다가, 뼈도 살도 추리지 못하고 몸이 찢겨 죽음을 맞는다. 지방 출장을 갔다가 동행한 사진가의 차를 얻어타고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로드킬을 목격했다. 하늘이 예뻐서 창 밖을 찍다가 무심코 도로를 봤는데, 뭔가 이상한 물체가 땅바닥에 붙어있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찍느라 휙 뒤로 지나가버려 흔들린 사진 한 장만 남았지만, 분명히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털 빛깔을 보니 아마도 .. 2009. 2. 26.
길고양이, 코에 담긴 고단한 삶 저는 사람을 만나면 손을 봅니다. 물론, 가장 먼저 얼굴을 보며 눈을 맞추고 인사합니다만,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유심히 바라보는 것은 손이지요. 손금을 보는 건 아니고 손의 느낌이나 인상을 봅니다. 손에는 그 사람이 말로 들려주지 않는 삶의 내력이 스며있습니다. 얼굴을 성형하는 사람은 많아도, 손을 성형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손은 그 사람이 방심한 채 드러내는 맨얼굴 같은 부분인지도 모릅니다. 예민한 신경이 느껴지는 가늘고 섬세한 손, 오랫동안 같은 도구를 힘줘 잡아 단단히 못박힌 손, 이상하리만큼 손톱을 바짝 깎아서 아파보이는 손, 자잘한 흉터가 많은 손… 손이 인상 깊은 사람을 만나면, 나중에는 그 사람의 손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만나면 가장 먼저 보는 곳은 코입니다... 2009. 2. 24.
고양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동굴' 가끔 자동차 아래를 보면 고양이가 동그랗게 몸을 옹송그린 채 앉아있습니다. 높은 곳을 좋아해서 캣타워는 물론이고 책꽂이 위로도 종종 뛰어올라가는 집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어둠의 세계'로만 숨어드는 길고양이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그저 인간 위주의 관점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빛의 밝기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공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고, 원래부터 야행성 동물에 가깝다보니 밤의 어둠을 더 익숙하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그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건, 내가 아는 고양이의 습성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친근한 고양이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2009.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