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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 조성하는 거문도 길고양이 뉴스 '씁쓸' “떼로 몰려다니며” , “사람을 노려보는 눈매가 매섭습니다.”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보도하는 기자의 말이다. 3분 남짓한 뉴스의 마무리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밤중에 거리를 횡단하는 고양이를 배경으로 음산한 음악이 들려오다가, 갑자기 장면이 전환되면서 고양이가 입을 쫙 벌리는 모습과 기괴한 울음소리가 교차된다. 거부감이 드는 모습만 골라서 편집하니, 길고양이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던 사람도 뉴스만 본다면 고양이가 싫고 무섭게 느껴질 법하다. 아직은 살육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거문도 길고양이에게 피바람이 불겠구나 싶다. (뉴스 링크-아직 못 보신 분은 동영상을 보고 아래 글을 읽어주세요.) 뉴스에 나왔으니 ‘진실’? 그러나 진실도 편집된다 ‘뉴스는 진실을 보도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 2008. 10. 11.
외톨이를 위한 치유의 만화 '나츠메 우인장' 도쿄 여행 중에, 복고양이를 모시는 신사에서 만화 '나츠메 우인장'〔夏目友人帳〕에 등장하는 '야옹 선생'을 만났다. 만화 속 야옹 선생이 '마네키네코 인형 속에 봉인된 요괴'로 설정된 만큼, 마치 만화의 한 장면이 현실로 재현된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의뭉스런 눈빛, 통통한 몸통이 만화 속 야옹 선생과 똑같았다. 신사에 봉납된 '야옹 선생'인형은 특별 제작된 것으로, 올 여름 시즌부터 '나츠메 우인장'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자, 성공을 빌며 복고양이 신사로 유명한 이곳에 봉납한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나츠메 역을 맡은 성우 카미야 히로시 역시 '야옹 선생'이란 이름의 집고양이를 실제로 키우고 있어 흥미롭다. '나츠메 우인장'은 요괴를 볼 수 있는 소년 나츠메(夏目)가, 요절한 할머니 레이코의 유물.. 2008. 10. 8.
365일 윙크하는 야나카의 길고양이, 신이치 365일 윙크하는 고양이 신이치 군을 만난 곳은, 도쿄의 고양이 카페 '넨네코야'에서였습니다. 넨네코야는 주중에는 고양이 공방으로 운영되고, 주말이면 고양이 카페로 변신하지요. 칼같이 오후 6시에 문을 닫아서, 오후 늦게 찾아갔다 헛걸음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두번 걸음을 했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앙증맞은 고양이 공예품과 고양이 모양의 먹을거리들이 있고, 사랑스런 '고양이 점원'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아니, 카페에 웬 고양이 점원이냐고요? 넨네코야에서는 가게 인근에 사는 길고양이들을 고양이 점원으로 채용해, 가게에서 손님을 맞이하게 한답니다. 카페를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놀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편의상 점원이라고 부르지만, 프리랜서 고양이들이기 때문에.. 2008. 10. 6.
3만 원짜리 목숨 와우북페스티벌 지원 나가서 열심히 책 팔고,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부비며 홍대입구역 지하철로 내려갔다. 금요일 밤의 홍대입구는 아수라장이었다. 인파에 밀리고 쓸려 간신히 계단을 내려오니,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새끼고양이와 강아지를 파는 좌판이었다. 허름한 옷차림의 할머니 앞에, 기운없어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 한주먹도 안돼보이는 아깽이 서너 마리가 노끈에 묶여 있었다. 젖소무늬 아깽이는 자꾸만 할머니 팔뚝을 기어올랐고, 할머니는 귀찮다는 듯 고양이를 옷에서 떼어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누군가 값을 묻자 할머니는 "3만 원"이라고 했다. 3만 원짜리 삶. 누군가 사주지 않으면, 그 3만 원의 가치도 점점 떨어져 결국 버려지는 신세가 되겠지. 아마 저 고양이들은 팔려나갈 때까지 .. 2008. 9. 28.
일본의 고양이 허수아비 '도리요케' 한국의 가을 들판에 참새 쫓는 허수아비가 있다면, 일본에는 눈빛으로 새를 쫓는 '고양이 허수아비' 도리요케 〔鳥よけ〕가 있다. 어떻게 눈빛만으로 새를 퇴치할 수 있다는 걸까? 그것도 진짜 고양이가 아닌, 가짜 고양이의 실루엣으로 말이다. 한국의 허수아비는 농부 옷을 입고 들판에 서서 빈 깡통을 달그락거리며 새를 쫓는다. 요즘 새들은 영악해서 어설픈 허수아비 따위엔 잘 속지 않는다지만, 어쨌든 참새들도 순진했던 그 옛날엔 허수아비가 들판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톡톡히 한몫 했던 것은 사실이다. 언뜻 보기엔 사람처럼 차려입은 모양새에, 살아있는 것처럼 가끔 깡통 흔드는 소리도 한번씩 내주니, 조심성 많은 새들이 허수아비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허수아비가 '사람 같은 겉모습+깡통 흔드는 소리'로 새를.. 2008. 9. 27.
일본 토종고양이와 고양이요괴'네코마타' '어머, 저 고양이는 꼬리가 없네. 잘렸나 봐...아팠겠다.' 요코하마 골목길에서 처음 이 길고양이를 봤을 때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보통 이런 무늬의 삼색고양이라면, 엉덩이 근처에 길고 빳빳한 꼬리를 달고 있을 텐데 꼬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거의 아무 것도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쳇, 이거 왜 이러냐옹! 내 엉덩이를 잘 봐라옹. 이게 꼬리 아니면 뭐냐옹!" 삼색털 길고양이가 저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겸연쩍어하며 삼색냥의 엉덩이를 보았습니다. "자, 잘 안 보이면 확실히 보여주겠다옹." 삼색털 길고양이가 제 눈길을 못 견디겠는지 벌떡 일어납니다. 자세히 보니 토끼꼬리만큼이나 짧은 꼬리가 엉덩이 아래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긴 하네요. 꼬리가 유독 짧은 일본 토종 고양이인 '재패니즈 밥테일'(Japa.. 2008.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