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마 길고양이가 좋아하는 침대 나츠메 소세키 가옥이 있는 메이지무라에서 다시 이누야마성으로 가는 길, 발걸음을 멈춰서게 만드는 길고양이를 틈틈이 만날 수 있었다. 긴팔옷을 입었다가 소매를 동동 걷어붙여야 할 만큼 아직 더운 한낮, 고양이들은 더위를 견디려는지 저마다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 앉는다. 고등어무늬 녀석은 자동차 위로, 은회색 고양이는 창고 시설물 위로 뛰어올랐고, 검은 고양이는 폐냉장고 위에 올라앉아 있다. 고양이들 앉은 자리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금속재질이라는 점. 식빵자세로 앞발을 감추고 앉아 눈만 동그랗게 뜨고 나를 주시하는 올블랙 고양이의 침대도 마찬가지다. 어둠 속에 켜둔 두 개의 촛불처럼, 금빛 눈동자만 반짝반짝 빛내며 나를 관찰한다. 보통은 사람이 고양이를 관찰한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도 이렇게 사.. 2013. 5. 1. 늙은 고양이를 배려해준 세토의 작은 가게 도자기로 유명한 아이치 현 세토 시에는 '가마가키 오솔길'이라는 정감 어린 골목길이 있다. 흔히 돌이나 시멘트 황토 등으로 벽을 마감하지만, 이곳은 도자기로 장식해 이채롭다. 세토 시 관광포스터에 실린 이 사진이 바로 가마가키 오솔길이다. 한데 이 사진에서 내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었던 건 한가롭게 앞발을 그루밍하던 삼색 고양이의 모습. 물론 저건 모델 고양이일 테고, 실제 길고양이라 해도 내가 간 그 시점에 고양이가 있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를 만나면 좋고, 만나지 못하더라도 골목길 산책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세토 시로 향했다. 마네키네코 축제가 끝난 다음날 오전이라 그런지 세토 시내는 한적했다. 축제를 즐기러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고양이 마니아들이 빠져나간 다음 날이라 그런지 더 한산해.. 2013. 4. 30. 나츠메 소세키의 고양이와 '메이지무라' 나츠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일본소설 중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이다. 메이지 시대의 건축물을 이전해 한 자리에 모아놓은 야외건축박물관 ‘메이지무라’에는 나츠메 소세키가 살던 가옥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 있다. 물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능청스런 고양이 모형도 함께. 메이지무라는 이누야마 시 근교의 10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대지에 메이지 시대의 건물 60여 동을 통째로 옮겨다 복원해놓은 곳이다. 스웨덴의 스칸센이나 한국의 용인민속촌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될 텐데, 그 규모가 놀랍다. 보통 건축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나츠메 소세키 주택만큼은 나처럼 고양이를 좋아해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첫 장을 펴는 .. 2013. 4. 29. 원하는 그림 고르면 나만의 문구류가 뚝딱-'고양이 문방구' 간식으로 마른풀을 와작와작 씹던 길고양이를 만났던 필운동에는 '고양이 문방구'가 있습니다. 맞춤문구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인데요, 가게 이름 때문에 처음에는 고양이 관련 컨텐츠만 다루는 곳인가 생각했는데, 고양이 그림도 있지만 다른 그림도 많이 있었답니다.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느릿느릿 걸으면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모양의 가게입니다. 창밖에 가게의 로고로 쓰이고 있는 빼꼼 고양이가 눈길을 끌어서 다가가보면 이렇게 내부에는 원하는 종이를 구입한 다음 비치된 스탬프를 찍어 자기만의 노트나 편지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지지보다는 가게 밖 유리창에서 언뜻 보았던 고양이 파우치가 갖고 싶어 옆방으로 들어가봅니다. 스탬프방 옆에는 맞춤제작형 파우치와 티셔츠, 천가방 .. 2013. 4. 28. 도코나메에서 만난 메롱 고양이 일본 아이치 현의 도자기마을 도코나메를 산책하던 무렵 또 다른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혀를 빼꼼 내밀고 메롱 자세로 자고 있네요. "내가 웃는 것처럼 보여도 웃는 게 아니야" 메롱 하고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턱밑에 찌든 침의 흔적을 보면 어딘가 몸이 좋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루밍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숭부숭한 털도 그렇고요. 어딘지 모르게 피곤해 보이는 고양이입니다.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슬그머니 일어나 자리를 피합니다. 그렇다고 마구 뛰어 달아나는 것도 아니고, 여유롭게 기지개까지 쭉 켜며 일어나 슬금슬금 걸어갑니다. 고양이 눈앞에 도자기마을 도코나메의 상징이라라 할 수 있는 대형 마네키네코상 '도코냥'의 모습을 본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마치 길고양이를 보고 반가워 .. 2013. 4. 26. 동화같은 ‘이웃집 토토로’ 메이의 집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팬이라면 가슴 설레며 찾아가는 일본 아이치 현의 명소가 있습니다. 아이치엑스포공원에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살던 집이 재현되어 있거든요. 애니메이션에 잠깐 등장한 조역이었지만 주인공만큼 사랑받았던 고양이 버스에 반한 터라, '이웃집 토토로'와 관련된 장소가 가까이 있다면 빼놓지 않고 찾아가게 됩니다. 일본 고양이여행에서 고양이 버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행이 빠지지 않는 건 그런 이유도 있답니다. 초록빛 숲으로 둘러싸인 덕에 빨간 지붕이 더욱 도드라지는 ‘사츠키와 메이의 집’은 2005년 개최된 아이치엑스포를 기념해 추후 조성된 관람시설 중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곳입니다. 1회 입장인원을 50명 정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 2013. 4.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