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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복을 나눠주는 복고양이 신사 고풍스런 목조주택이 남아 있어 고즈넉하게 산책하는 즐거움이 도자기마을 도코나메. 길고양이와 인사도 나누고, 도예점에 들러 잠자는 고양이 모양의 도자기 인형을 사기도 하면서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笑福猫舍'이라고 적힌 세로 현수막이 눈에 띄어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한자의 뜻만 보면 '웃는 복고양이의 집'인데, 복고양이를 모신 신사였습니다. 여행지의 복고양이 신사라면 일부러 시간내어 찾아가기도 하는지라, 우연히 발견한 이곳이 무척 반가웠네요. 잠시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격식을 갖춰 큰 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아니지만, 복고양이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미쿠지가 묶여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나쁜 운세를 뽑으면 신사에 오미.. 2013. 4. 24.
도자기마을 도코나메에서 만난 산책고양이 나고야 추부공항에서 가까운 도자기 마을 도코나메. 이곳은 복을 불러다준다는 복고양이 '마네키네코' 인형의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마네키네코의 길'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랍니다. 복고양이로 유명한 도코나메의 도자기 산책로를 찾아가봅니다. 마네키네코의 길은 워낙 다양한 복고양이 작품이 많은지라 다음 글에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골목골목 돌아보기로 합니다. 못쓰게 된 찻잔들을 깨뜨려버리지 않고 장식해 도자기 벽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도자기 산책로의 벽은 도기들로 장식되거나, 혹은 작가들의 도예작품으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어린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귀여운 이미지로 완성된 도자벽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묘사한 고양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요. 고양이 가족의.. 2013. 4. 23.
드럼통에 뛰어든 길고양이, 뭘 봤을까 돌담 위에서 놀던 길고양이 한 쌍이 드럼통 앞에 문득 멈춰선다. 드럼통 안에 뭔가 맛있는 냄새라도 났던 것일까? 돌담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뒷모습이 심상치 않다. 금세라도 드럼통을 향해 뛰어들 기세다. 올블랙 고양이가 먼저 정탐을 한 뒤에, 돌담 아래로 뛰어내린 채 대기하고 있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부른다. "어이, 이것 좀 봐. 여기 괜찮은 게 있다고" 하는 표정이다. 먼저 드럼통 안을 엿보기는 했지만, 올블랙 고양이는 제가 먼저 드럼통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고등어무늬를 선발대로 앞세워 들여보낸다. 기웃기웃하던 고등어녀석이 별 탈 없이 나오는 걸로 보아 안전한 듯. 쩝쩝 입맛을 다시는 걸 보면 드럼통에 담아 태우려고 남은 음식물쓰레기라도 있는 듯하고. 안전이 확보되고 나서 그제야 올블랙 고양이도 .. 2013. 4. 22.
레이저 눈총 쏘는 한밤의 길고양이 외대에 들렀다가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길고양이 가족을 만났다. 완전히 아깽이는 아니지만, 청소년 고양이 정도. 그전에도 고양이가 머무는 자리 근처에 밥그릇용 일회용기가 놓여 있던 걸로 보아, 아마 밥을 챙겨주는 학생이 있는 모양이다. 대학교 근처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의 흔적이 종종 보인다. 고양이들이 여유롭게 앉아있는 건, 나와 녀석들 사이가 창살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 그러니까 고양이는 내가 저희들 근처로 가까이 오지 못할 것을 알고 여유를 부리는 게다. 고양이가 여유를 부린다면 내 입장에서도 아쉬울 것은 없다. 이렇게 창살을 사이에 두고 고양이 일가족과 내가 서로 눈싸움을 하는 형국이 됐다. 맨 앞에 나선 고등어무늬 고양이가 가장 대담한 듯. 나를 보고서도 피하지 않고 나무 턱에 몸을 기.. 2013. 4. 20.
길고양이 네로를 지키는 경복이, 후일담 전에 다니던 회사 뒷골목에 살던 검둥개 경복이. 처음 만났을 때 털이 덥수룩했던 경복이는 그 후 한 차례 미용을 해서 말쑥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같은 골목에 사는 다른 개인가 했는데, 목에 맨 보라색 리본을 보고서야 경복이와 같은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덥수룩한 털에 가려져 있던 동그란 눈도 또렷하게 드러나 훨씬 더 어려보인다. 사람도 머리 모양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진다는데, 동물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하지만 경복이의 평소 모습은 이런 모습. 경복이가 지켜주곤 했던 삼색 길고양이 네로도 함께 했다. 역시나 출근길 빠듯한 시간에 휴대폰으로 찍은 거라 남아있는 사진이 몇 장 없지만, 그래도 둘의 다정한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다. 네로는 그새 새끼를 낳아 얼굴이 홀쭉해졌고, 경복이는 목에 매달았.. 2013. 4. 19.
간식으로 마른 풀 씹는 길고양이 골목 산책 중에 만난 길고양이가 따뜻한 볕을 즐기며 화분에 앉아 있습니다. 까칠한 마른 풀 옆에 자리를 잡더니 킁킁 냄새를 맡아봅니다. 마른 풀에서는 아직 겨울 냄새가 날 텐데, 고양이는 무슨 냄새를 맡을지 궁금해집니다. 냄새를 맡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혀를 낼름 내밀어 맛을 봅니다. 남아 있는 풀의 모양새로 보아 고양이들이 즐겨먹는 고양이풀 같지는 않은데, 고양이에게는 평소 맛보던 맛이 아니어서 더 호기심이 생긴 모양입니다. 저때만 해도 그냥 마른풀 줄기에 턱을 몇 번 긁고 말겠거니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길고양이. 급기야 "앙!"하고 입을 크게 벌려 마른 풀줄기를 아작아작 씹어버립니다. 꽤 흐뭇한 얼굴로 오랫동안 풀을 씹고 있는 걸 보니 "간식은 이렇게 바삭바삭한 것이 제맛이지.. 2013.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