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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담배피던 시절 실은 고양이가 담배를 물고 있는 건 아니고, 뒤에 떨어져있던 담배꽁초일 뿐이지만. 왠지 말못할 고민이 있어 담배를 꼬나물고 분을 참는 듯한 분위기다. 2006. 2. 26.
뛰어내린다 담벼락에 서 있던 고양이가 1미터는 됨직한 담벼락 아래로 뛰어내리는 순간. 꼬리가 쭈삣 섰다. 2006. 2. 26.
★오래간만에 만난 황토색 안국고양이. 담벼락에 몸을 기대고 햇빛 받으며 졸고 있던 삼색고양이와 놀다가, 집에 가야겠다 싶어 발을 돌리는데 저 멀리서 황토색 고양이가 나타났다. 실로 오래간만이다. 자꾸만 돌아보며 멀어져가는 아이와 성큼성큼 다가오는 고양이의 대조적인 모습이 재미있어서 찍었지만, 윗부분에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 잘라냈다. 사실 고양이의 발걸음이 너무 빨랐다. 도로가 더 나오도록 밑으로 조금만 더 내려찍었으면 좋았을걸. 황토색 고양이는 잰걸음으로 개인주택에 딸린 주차장 쪽으로 가더니, 차 위로 가볍게 뛰어올랐다. 그리고 차 지붕 위에 서서 나를 1분 정도 바라보다가, 담벼락으로 뛰어올라 바로 옆집에 있는 정원으로 사라져버렸다. 사실 안국고양이를 만나러 가면, 늘 있는 자리에서 놀고 있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사진이 나올 수밖에 없다. .. 2006. 2. 23.
낡고 오래된 아파트들의 '강북 찬가'-동양화가 정재호 [미디어다음/ 2006. 2. 20]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나 이제 하나둘 사라져가는 낡고 오래된 시민아파트, 붉은 지붕과 노란 물통이 거북 등마냥 다닥다닥 붙어 도시의 지붕을 이룬 해방촌 풍경…. 도시민들의 눅진눅진한 삶이 녹아있는 풍경이 사라지기 전, 발품 팔아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며 기록해온 화가가 있다. 동양화가 정재호의 오래된 아파트 그림과 기록사진 속에 담긴 서울의 얼굴을 돌아본다. 오래된 시민아파트의 정면을 축소해 전시장으로 가져온 듯 생생한 묘사가 넘치는 정재호의 '대광맨션아파트'. '대광맨션아파트'의 세부. 집집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차양을 내려 빛을 가린 것이 이채롭다. 가난하되 자신의 공간을 꾸밀 줄 아는 이들의 소소한 개성이 다채로운 차양에서 드러난다. 그가 본격.. 2006. 2. 20.
낡고 오래된 아파트들의 '강북 찬가' [미디어다음 2006.2.20]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나, 하나둘 사라져 간 낡고 오래된 시민아파트, 붉은 지붕과 노란 물통이 거북 등마냥 다닥다닥 붙어 도시의 지붕을 이룬 해방촌 풍경…. 발품 팔아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며 도시민들의 눅진눅진한 삶이 녹아있는 풍경을 기록해온 화가가 있다. 동양화가 정재호의 오래된 아파트 그림과 기록사진 속에 담긴 서울의 얼굴을 돌아본다. 오래된 시민아파트의 정면을 축소해 전시장으로 가져온 듯 생생하게 묘사한 정재호의 '대광맨션아파트'. '대광맨션아파트'의 세부. 집집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차양을 내려 빛을 가린 것이 이채롭다. 가난하되 자신의 공간을 꾸밀 줄 아는 이들의 소소한 개성이 다채로운 차양에서 드러난다. 그가 본격적으로 아파트를 그리기 시작한.. 2006. 2. 20.
★검은 고양이 밀레니엄고양이나 안국고양이처럼 그 동네에 가면 종종 만날 수 있는 터줏대감들과 달리, 가회동 아기고양이는 첫 만남 이후로 다시 볼 수 없었기에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길고양이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에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눈초리까지 떠안고 살게 될 녀석이라 더 애틋했는지도 모른다. 처음 나와 마주쳤을 때에는 막다른 골목으로 달아났지만, 내가 안전거리를 두고 땅바닥에 자리를 잡자 녀석도 식빵 굽는 자세로 들어가 오랫동안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너무 말라서 저렇게 웅크리고 앉으면 팔다리가 배길 것만 같은데, 시멘트 바닥에 앉아야 하는 녀석의 처지가 딱했다. 몸은 바싹 말랐지만 검은 털옷은 윤기가 반들반들 흐른다. 등허리의 곡선을 따라 천천히 쓰다듬어주고 싶은 자태다. 앉아있는 녀석을 보면서 .. 2006.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