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속상한 고양이 탈모증 아직 스밀라는 아가씨뻘 되는 나이인데, 때이른 고양이 탈모증을 지켜보는 맘이 내내 편치가 않다. 평소와 조금이라도 다른 변화가 보이면 또 뭔가 잘못됐나 불안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탈모 증세다. 목 주변의 털만 집중적으로 빠지는 걸로 봐서는 봄맞이 털갈이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털 빠진 자리의 피부가 거뭇해지면서 먼지처럼 작고 까만 점 같은 게 빽빽하게 생기고 있다. 손으로 힘줘 닦아내면 떨어지는 것 봐서는 모공에 생기는 딱지나 블랙헤드 같기도 하고 혹시 곰팡이성 피부병인가 싶어서 저번 정기검진 때 추가검사도 했는데 곰팡이성 피부병은 아니라 하고,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도 확실한 답이 없다. 물건 포장할 때 쓰려고 둔 비닐캡 포장지에 스밀라가 슬그.. 2010. 4. 1. 지붕 위로 유배된 길고양이 가족 땅을 밟지 못하고 지붕 위에서만 살아야 하는 길고양이들이 있습니다. 힘이 약한 엄마고양이가 세력싸움에 밀려 지붕으로 피신하면서 결국 그 위에서 새끼를 먹이고 기르게 된 것입니다. 근처 길고양이들에게 15년이 넘게 밥을 줘 왔다는 어르신을 만나 듣게 된 사연입니다. 길고양이를 만나러 갈 때면 가까운 곳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가끔 계시곤 했는데 혹시 고양이에게 안좋은 소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슬쩍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제가 먼저 와 있을 때 어르신께서 묵묵히 다가오셔서 고양이 밥을 주는 걸 보고, 조심스레 여쭙게 되었습니다. 동네 정육점에서 닭을 다듬고 남은 부산물이나, 혹은 식당에서 남은 잔반을 얻어다가 지금껏 줘왔다고 합니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이 인간뿐이 아닌데, 고양이도.. 2010. 3. 22. 스밀라의 신부전 합병증, 고칼슘혈증 스밀라의 고칼슘혈증이 의심되어서 혈액검사를 외부로 보냈는데 일시적인 칼슘 수치 증가가 아니라 진성 고칼슘혈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고캴슘혈증을 제어하는 호르몬제가 포함된 약을 먹이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고칼슘혈증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일단 스밀라는 신장이 안 좋기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칼슘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조금 높은 수치인데, 사람의 고칼슘혈증은 심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고 하니 스밀라도 방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참고 링크] http://cd.encyber.com/search_w/ctdetail.php?gs=ws&gd=&cd=&d=&k=&inqr=&indme=&p=1&q=malign&masterno=14833&.. 2010. 3. 18. 콧잔등이 홀랑 벗겨진 길고양이 길고양이를 만나러 돌아다니다보면, 콧잔등이 벗겨진 녀석과 마주치곤 합니다. 눈 온 다음날 만난 이 녀석도 그랬습니다. 콧잔등에 점 두 개가 마치 딱지처럼 보이는 데다가, 콧잔등까지 털이 벗겨져서 인상은 좀 사납게 보입니다만, 길고양이에게 콧잔등이 벗겨지는 일은 흔한 것입니다. 눈동자가 보이지 않고 흰 안광만 번쩍번쩍 빛나 보이는 것은 발아래 녹지 않은 눈이 반사되어서 그렇습니다. 위로 한껏 올려다보고 있어서 잘 안 보일 뿐이지, 동공은 저를 향해 있습니다. 콧잔등이 벗겨지는 건 그리 깨끗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에 코를 파묻고 먹을 것을 찾아야 하는 일상생활 탓에 오염물질과 접촉이 잦아 피부병에 노출될 우려도 있고, 차가운 눈밭에 코를 대고 먹이를 구하는 탓도 있는 듯합니다. 고양이가 쉬는 자리는 쉽게 사.. 2010. 3. 14. 목을 180도 회전시키는 길고양이 따끈한 봄햇살을 쬐며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낮잠에 빠졌습니다.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부스럭 소리에 잠을 깬 길고양이가 번쩍 눈을 뜨고 돌아봅니다. 얌전한 5:5 가르마를 탔습니다. 정면을 향해 있던 얼굴이 180도 회전해 등 뒤를 경계합니다. 모 공포영화에서 귀신 들린 등장인물이 몸은 그대로인채 목만 빙글빙글 회전시켜 뒤를 돌아볼 때처럼 거침이 없습니다. 고양이 몸의 유연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먹이를_노리는_매의_눈빛.jpg 인간이 휴식시간에 끼어드는 것이 싫었던지, 잽싼 발걸음으로 자리를 피합니다. 떠나가는 고양이 발바닥에 얌전히 달라붙은 곰돌이 모양 분홍젤리가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 ---- [인터넷서점 예스24 고양이액자 추첨 이벤트] 3월 16일까지, 예.. 2010. 3. 12. 등산의 달인, 산고양이를 만나다 호랑이도, 표범도 오래 전에 다 사라진 뒷산에는, 산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밀려나 갈 곳 없는 길고양이들이 산으로 산으로 떠밀리듯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낮에는 바위로 올라가 햇빛을 쬐다가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나절이면 민가로 어슬렁어슬렁 걸어내려와 먹을 것을 구합니다. 꽃샘추위가 가시고 봄날씨를 되찾은 오후, 고양이를 만나러 마을 근처 뒷산으로 향합니다. 기다렸다는 듯 고양이가 바위 위에 식빵을 굽고 앉아 있습니다. 나도 그 햇빛 좀 같이 받아보자는 듯, 친구 고양이가 느린 걸음으로 다가옵니다. 편안한 자세로 널브러져 있던 노랑 고양이는 일어나 자세를 가다듬고 친구를 맞이합니다. 친구 사이에도 예의는 필요한 법이니까요. 햇빛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식빵 두 덩이가 사이좋게 바위에 올라 앉아 있습니.. 2010. 3. 12.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