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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지키는 엄마 길고양이의 모정 천방지축으로 뛰어놀던 아기 길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낯선 제 얼굴에 겁먹은 고양이는 순간 멈칫하더니, 잽싸게 몸을 날려 달아납니다. 가느다랗던 꼬리를 한껏 부풀려 너구리처럼 만들고 줄행랑을 칩니다. 겁먹은 마음은 꼬리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고양이는 겁을 먹으면 털을 부풀리거든요. 조금이나마 몸집이 커 보이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엄마, 엄마!" 꼬리를 통통하게 만들어가지고, 치타 같은 자세로 잽싸게 내달리며 엄마를 찾습니다. 새끼는 엄마 품에 폭 뛰어들어 머리를 쏙 감추고 등을 보입니다. 엄마만 있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습니다. "우리 애를 겁준 인간이 너냐?" 엄마 고양이가 매서운 눈길로 올려다봅니다. 엄마라기엔 너무나 작고 여린 모습. 하지만 저 매서운 눈초리를 보아하니, 잘못하면 한 대 .. 2009. 10. 3.
쓰레기장에 사는 섬 고양이 동도와 서도에서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대신 소각처리한다. 생활폐기물과 함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길고양이에게 가장 구하기 쉬운 먹잇감이기에, 길고양이들은 스스럼없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동도의 한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했을 때, 서너 마리의 고양이가 먹을 것을 찾아 배회하고 있었다. 땅 속으로 스며든 쓰레기가 양분이 되었는지, 온통 암벽과 쓰레기로 가득 찬 이곳에서 노란 유채꽃밭만이 홀로 황홀하다. 유채꽃이 피어난 지점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쓰레기장이 아닌 꽃밭이라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그늘 아래에는 길고양이의 힘겨운 삶이 숨겨져 있다. 인기척을 느낀 검은 고양이가 황급히 잰걸음으로 달아난다. 나와 길고양이 사이에는 꽃밭을 사이에 두고 10여 미터 떨어진 곳인데도, 경계.. 2009. 9. 25.
바닷가에서 먹이 구하는 고양이 동도에 사는 고양이가 바닷가에서 먹이를 기다립니다. 서서히 다가가는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해변에 밀려온 하얀 무언가가 보입니다. 아마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해파리일까요, 생선일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혹시 비닐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잠시 앉아 주변을 둘러보던 고양이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하얀 물체 앞으로 가까이 갑니다. 고양이는 마침내 먹잇감을 물고 일어나 민가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비늘이 다 벗겨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기는 하지만, 너덜거리는 지느러미의 흔적을 봐서는 생선 종류가 틀림없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오늘은 물론이고 내일까지도 배를 곯지 않아도 됩니다. 고양이의 덩치에는 생선이 조금 컸는지, 물고 가는 모습에 힘이 부칩니다. 그러나 이걸 갖다가 두고두고 먹을.. 2009. 9. 15.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이렇게 보냈어요 9월 9일, 제1회 고양이의 날 첫날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9월 12일(토) 오후 12~6시에도 '길고양이 친구 맺기' 행사가 있습니다. 2002년부터 찍어 온 길고양이 사진 중 99장을 선별해, 종이액자에 넣어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해주시기를 바라며 시작하는 행사입니다. '고양이의 날' 행사를 계기로 길고양이의 가족이 되기로 약속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이 행사에는 사진을 데려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징적인 입양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럼 9월 9일 첫번째 고양이의 날에 있었던 행사 사진들 쭉 나갑니다. '길고양이 친구 맺기' 행사 모습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홍대앞 쌀집고양이는 햇살이 기분좋게 들어오는 구조여서 좋아요.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의 얼굴이 드러나는 .. 2009. 9. 10.
9월 9일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축제에 초대합니다 9월 9일, 홍대앞 쌀집고양이에서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행사를 엽니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란 말이 무색할만큼, 거리에서 태어나고 죽는 고양이들의 삶은 턱없이 짧고 쓸쓸합니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우리 곁의 고양이를 따뜻한 눈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려 합니다. 고양이의 질긴 생명력을 뜻하는 아홉 구(九)와 고양이가 주어진 시간 ㄷ오안 오래 살아남기를 바라는 오랠 구(久)의 음을 따서, 9월 9일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로 삼고 매년 이맘때 고양이를 위한 행사와 전시를 열기로 했습니다. 날짜를 정하는 것은, 이 행사를 매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날'이라고 해서 거창한 기념일로 생각하기보다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있고, 고양이와 함께 더불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2009. 9. 9.
2차 의료봉사가 진행됩니다. 8월 6일~9일까지 3박 4일간 현지 2차 의료봉사가 진행됩니다. 지난 4월 1차 의료봉사 때 수고해주신 수의사 선생님들의 주도 하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2차 봉사에 동행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나마 수의사 선생님들을 응원하려고 합니다. 현지 고양이들과 의료봉사 모습을 기록한 사진전을 6월 중에 열려 했으나 2차 의료봉사까지의 진척 상황을 지켜본 후에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9월 이후로 미루었습니다. 8월부터는 이전 직장에서 맡았던 일도 완전히 끝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좀 더 시간을 낼 수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전시를 하는데 적합한 전시회 장소를 섭외하러 다니다보니 일반적인 갤러리에서 이런 전시를 준비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1차 의료봉사 때 현지 주민분들의 반응을 봐.. 2009.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