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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찍는 남자, '찰카기' 아저씨 [예술가의 고양이3] 길고양이 찍는 남자, '찰카기' 아저씨를 만나다 매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한겨레신문 봉천지국장 김하연(40)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 새벽마다 봉천동 250여 가구에 신문을 돌리는 게 그의 일이다. 밤낮이 뒤바뀐 생활은 고단하지만, 골목 어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길고양이를 생각하면 다음날 또 다시 새벽 거리로 나설 힘을 얻는다. 길고양이를 돌보며 사진 찍는 생활사진가 ‘찰카기’-김하연 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새벽 6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낙성대역에서 김하연 씨를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길고양이 밥 주는 곳까지 갈 거라고 했다. 그는 고 3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신문을 돌렸고, 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 다시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았다. 새벽마.. 2009. 4. 29.
좌절금지 자기 삶이 힘들면, 남의 고통에 감정이입할 여력도 없어지지요. 세상에는 웃으면서 남의 가슴에 칼을 꽂는 사람도 있고,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빈말로라도 힘을 주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게 좋고 나쁜 것들을 더하고 빼고 나면 고통스러울 것도 기쁠 것도 없는 담담한 삶이 남지요. 가끔 인간에 대해 실망하지만, 인간이 싫다고 말할 수 없는 건 나 또한 누군가에겐 힘이 되었겠지만 누군가에겐 실망도 주었을 테고, 어떤 대상의 고통에는 쉽게 몰입되면서, 어떤 대상에겐 무심한 인간이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인간이라고, 아직까지는 믿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좌절금지. 2009. 4. 28.
스밀라의 언덕 거실에 방석을 쌓아두었더니, 스밀라가 기다렸다는 듯이 풀쩍 뛰어올라 맨 꼭대기를 차지하고 눕는다. 털 붙지 말라고 봄 코트를 뒤집어서 깔아놓으니, 아예 원래부터 제 자리인 양 저렇게 누워있다. 방석 쌓은 높이가 사람 앉은키보다 높아서, 스밀라가 내려다볼 수 있다. 그윽한 눈으로 바라볼 때가 스밀라가 좋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고양이의 미소다. 2009. 4. 25.
'길고양이 스승님'과 어린 제자 길고양이 세계에서도 스승과 제자 사이가 있습니다. 오랜 길냥생활로 길고양이 은신처의 터줏대감이 된 카오스무늬 길냥이는, 아직 연륜이 짧아 세상 물정 모르는 풋고양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칩니다. 그런 스승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젖소무늬 고양이입니다. 고양이에게도 흠모하는 감정이 있다면, 아마 젖소무늬 고양이가 스승님에게 느끼는 감정일 겁니다. 이 둘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둘이 언제나 붙어다니곤 하는 모습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카오스무늬 고양이가 무심히 제 볼일을 볼 때도, 어느새 젖소무늬 고양이는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있습니다. 고양이가 발소리없이 조용조용 다가오는 건 아시지요^^ 카오스 무늬 고양이가 "저 인간이 안전한지 내가 간을 한번 보겠다" 하며 앞으로 나섭니다. 젖소무늬 고양이는 .. 2009. 4. 3.
새끼 길고양이, 너무 짧아 애처로운 삶 봄은 길고양이들이 한창 태어나는 계절입니다. 계절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다르건만, 자신이 태어난 계절만 기억한 채 세상과 작별하는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너무 짧게 세상에 머물렀다 가는 새끼 길고양이들입니다.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3~5년 사이라고 하면 '더 오래 산 고양이도 보았는데 어떻게 된 거냐'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먹이 환경이 좋고, 주변에 해코지하는 사람이 없고, 조심성 많은 고양이라면, 평균 수명을 넘겨 살아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1개월을 살다 간 고양이와, 7년을 살다 간 고양이의 경우를 더한 뒤에 마리수로 나눈다면, 평균 수명은 내려갑니다. 특히 질병이나 굶주림, 체온 저하에 취약한 어린 고양이들은 혹독한 거리 생활에서 쉽게 타격을 받습니다. 여느 때처럼 밀크티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 2009. 4. 2.
길고양이가 눈물 흘리는 이유 길고양이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 커다란 눈에 눈물이 멎지 않아 그렁그렁한 모습을 보면, 짠한 마음에 자꾸만 돌아보게 됩니다. 길고양이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고양이가 유독 많습니다. 고양이의 눈에 쉬지 않고 눈물이 나오는 건,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사람처럼 슬픈 일이 있어 우는 것과는 다른 이유지만, 아프면 서러운 건 사실이죠. 치료조차 받기 힘든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눈물이 날 만도 합니다. 고양이가 자연에서 공짜로 처방받을 수 있는 영양성분이라곤, 햇볕을 쬐면 얻을 수 있는 비타민D 뿐입니다. 그거라도 못 얻으면 건강이 더 나빠지니 양지바른 곳에 앉아 햇볕바라기를 합니다. 피곤한 듯이 고개를 기울이고 앞발을 모아 기운없이 앉았습니다. 눈물 흘리는 고양이를 보면, 저렇게 .. 2009.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