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방에서 나오자마자, 스밀라가 얼른 뛰어 베란다 앞으로 저를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시선은 문쪽을 한참 바라보다가, 저를 한 번 힐끗 봅니다. 베란다 문을

열어줄 때까지 '문쪽 한 번, 제 쪽 한 번' 이렇게 눈치 주는 일을 계속합니다.

아침 산책을 가고 싶다는 거죠. 바깥 산책은 겁내지만, 안전한 베란다 산책은 좋아합니다.

며칠간 날이 추워 베란다 열어주는 걸 금했더니, 나가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스밀라, 발 시려우니까 안돼" 하고 스밀라를 안아서 바깥 구경을 시켜줍니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내 발로 산책하고 싶다고요.'


스밀라, 귀 한 쪽은 어디로 보냈니^^; 한쪽 귀가 사라졌네요. 납작하게 만들어서 그런 듯.

늘 바닥에서만 보던 바깥 풍경이 갑자기 높아지니 이상한 모양입니다. 아니면 나오긴 나왔는데

자기가 원하는 방식의 산책이 아니어서 삐쳤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금세 기분이 풀어졌는지, 어머니 품에서 고릉고릉 소리를 냅니다. 웬일인지 오늘은

비교적 오랜 시간 안겨 있네요. 고개를 휘휘 돌려 창밖 구경을 하는 여유도 보입니다.


날아가는 새를 구경하는 스밀라의 동그란 눈빛.

이제 베란다 바닥에 까는 호일매트 정도로는 냉기 차단이 안 되네요. 어린이 놀이방 같은 데 까는

폭신폭신한 재질로 바꿔서 깔아줘야할까 봅니다. 스밀라의 아침 산책을 위해서도 그렇고

빨래 널러 갈 때도 발이 시리네요. 즐거운 아침 산책이 될 수 있도록 이것저것 계획을 세워봅니다. 
secret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앗, 할아버지다!" 
 
거실을  지나가던 아버지를 발견한 스밀라가 애교 담은 발라당을 날립니다.

배를 드러내고 앞발을 90도로 접어 최대한 귀여움을 뿜어내는, 고양이 특유의 애교입니다.

무뚝뚝한 아버지도 스밀라의 발라당을 자주 보아서, 그런 행동이 애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고양이 애교를 어떻게 받아주어야 하는지까지는 아직 모릅니다.


고작해야 "저, 꼬랑뎅이(?) 흔드는 것 좀 봐라~" 하고 웃으며 내려다볼 뿐입니다. 
 
스밀라가 꼬리를 탁탁 치는 게 아버지 눈에는 유독 귀여웠던 모양이지만,

스밀라의 복실하고 탐스러운 꼬리를 '꼬랑뎅이'라니 어쩐지 옹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아버지가 그 정도 표현이라도 하는 건, 스밀라가

아버지 마음에 그만큼 성큼 들어와 있기 때문이겠죠. 털 날리는 걸 싫어하면서도

스밀라가 밥을 먹고 안방으로 들어오면 "그래, 여기가 제일 조용한 피난처지?" 하면서

내심 흐뭇해하곤 하시니까요.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고양이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는지, 애교에 반응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앵~" 하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을 때 처음부터 그 소리를 어떤 명확한 의미로 인지하기 어렵듯,

고양이의 입장에서도 "녀석 귀엽네" 정도의 표현은 모호한 웅얼거림으로 들릴 뿐입니다.


이 단계에서 배를 문질문질해주는 스킨십과 함께 '눈 꿈뻑~' 하는 고양이 키스까지 날려주면

스밀라도 아주 만족스러워할 텐데, 아버지는 그냥 스밀라를 흐뭇한 눈으로 내려다볼 뿐, 

이어지는 행동이 없습니다. 애교에 대해서는 칭찬으로 대응해 주어야 하는데

스밀라의 기대가 충족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휭~하니 자리를 뜨자 스밀라는 내심 실망한 표정입니다. 

'이상하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라당을 할 때는 다 귀여워해 줬는데...'

눈을 내리깔고 곰곰이 실패 원인을 되짚어 봅니다.


하지만 스밀라의 애교 기술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나빠서도 아닙니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처음에는 스밀라, 하고 부르는 것조차 어색해하던 아버지가

어느새 스밀라를 부르고 웃게 된 것처럼,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가능해지는 날도 오겠지요.

고양이를 무서워했지만 이제는 거리낌없이 스밀라를 안아주게 된 어머니처럼 말이죠.

조급하지 않게,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1. 이전 댓글 더보기
secret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발톱 긁기' 본능에서 나온 만행인데요. 사람 기준에서는 만행이지만,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내 집에 있는 물건을 내 마음대로 쓴다는데 문제가 됨?' 하고  반문할 법합니다. 그럼 사례별로 한번 알아볼까요?

1. 가죽 의자-너덜너덜하게 만들기

마 끈으로 만든 발톱긁개를 아무리 사줘도, 고양이 마음에 드는 발톱긁개의 질감은 따로 있나 봅니다. 특히 가죽의자의 경우, 스밀라는 흥분하면 갑자기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오르면서 북북 발톱을 긁곤 합니다. 원래 부엌에서 식탁의자로 쓰던 의자인데, 등받이가 망가지면서 버리려던 것을 테이프로 감고 스밀라 전용 스크래처 겸 전망대로 내어주니 잘 쓰고 있습니다.
스밀라 전용으로 내준 거라 이 정도지만 만약 소파를 긁지 못하게 하려면, 소파 위에 커버를 씌우고 방석을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편안히 기대 있기만 할 테니까요^^ 


2. 나무 문-앞발로 열면서 긁어놓기 

스밀라는 종종 제 힘으로 문을 열고 제 방에서 나가곤 합니다. 문이 완전히 딸깍 소리나게 닫혔을 때는 못 열지만, 반쯤 닫힌 경우 발톱을 문틈에 걸고 틈 사이로 발톱이 딱 걸리면 힘있게 당겨서 열곤 하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별 티가 나지 않아서 놓아뒀는데, 4년쯤 세월이 쌓이고 보니 저렇게 스밀라 발톱 닿는 자리만 흠이 생겼습니다. "응? 무슨 문제라도 있나?" 하는 표정으로 기웃거리는 스밀라.


3. 베란다 유리문 실리콘-열어달라고 조를 때 긁어서 의사표현

스밀라 발톱긁기의 세 번째 희생양은 유리문 실리콘입니다.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닫혀 있을 때 보란듯이 두 발로 서서 실리콘을 긁어대는 바람에, 발톱 닿은 자리만 저렇게 됐네요. 언제 날 잡아서 집수리를 한번 하기는 해야할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발톱긁기 본능을 막기 위해서 '냥이네일' 같은 식으로 발톱 끝에 씌우는 고무 팁 같은 도구를 쓰기도 한다는데,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필요할 지도 모르지만 저희 집은 쓰지 않고 있어요.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지더군요. 이상 스밀라의 귀여운 만행 3종 세트였습니다.


*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밀라가 저 자세로 즐겨 누워있는 건 자신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도 드네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secret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며칠 전 스밀라와 놀아주다가, 문득 빼빼로데이가

멀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11월 11일,

연인들은 서로 빼빼로를 주고받고, 빼빼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가래떡데이라고 해서

가래떡을 선물하기도
한다지만, 저는 마음을 가득 담은

나만의 빼빼로를 스밀라에게 내밀어 봅니다.

"음...이게 뭐하는 짓인가?"

"응, 내 마음을 담은 사랑의 빼빼로야."

스밀라는 혹시나 해서 손가락 뿌리까지

꼼꼼히 냄새를 맡아 봅니다. 하지만 뭐

닭가슴살이나 참치 냄새가 밴 것도 아니고

그냥 손가락이니 특별한 맛이 날 리는 없습니다.

"이게 뭐하자는 겐가! 사랑의 빼빼로라며!"

별 것 없다는 것을 깨달은 스밀라가

저를 향해 한껏 호통을 날립니다.


"마음에 안 들면, 빼빼로 말고 '사랑의 작대기' 할까^^;"

내 냄새가 담긴 손가락에 마음을 담아보내면

내 고양이에게는 최고의 빼빼로라고 생각했는데
 
스밀라는 마음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어쩐지 속은 기분이 되어 귀를 납작하게 한 

스밀라입니다. 요즘은 스밀라의 건강이 걱정되어

간식을 잘 주지 않고 있습니다만, 좋아하는 

말린 북어를 물에 살짝 불려 챙겨줘야겠어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스밀라도 기뻐할 거예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secret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