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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켜_보고_있다.jpg

 계속_지켜_보고_있다.jpg


돌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고양이와 서로 눈치를 봅니다. 내가 먼저 가나, 제가 먼저 가나,

보이지 않는 심리전이 펼쳐집니다. 지금 이 상태로 조금만 더 다가가면 아마 고양이는 달아날 테죠.

반대로 내가 멀어지면 고양이도 슬그머니 은신처에서 나올 테고요. 

기다림이 지루한 고양이, 눈은 불안해서 다른 데로 돌릴 수 없으니 한쪽 귀만 살짝 움직여 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제발로 걸어나올 기세인데요? 빙산의 일각처럼, 저 돌담 밑에는

통통한 고등어 무늬 뱃살이 숨겨져 있을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고양이의 다음 움직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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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재상
    2010.08.14 16:45

    결국 누가 먼저 나왔나요? 냥이? 아니면 고경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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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몽마르트르 묘지를 거닐다가, 고양이 모양의 돌 조각에 눈이 가 닿았습니다.
 
고양이가 기지개 켜는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저도 모르게 발을 멈추고 다가가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돌 조각이 자세를 바꿉니다. 저를 쳐다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나, 조각 아니거든?"



무덤 위로 기념비를 세우고 상단에 잠든 사람을 조각하거나, 생전 모습을 조각한 모습은 보았지만

고양이 자체를 이렇게 사실적으로 깎아놓은 곳은 처음이라, '도대체 어떤 애묘가가 묻혀있을까' 하고

궁금한 마음에 다가갔더니, 1초만에 착각이 깨졌습니다^^;   


하지만 묘지의 돌 장식과 흡사한 털옷 때문에
언뜻 보면 진짜 조각인 줄 알고 지나치게 생겼습니다. 

묘지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에게는 잘 어울리는 보호색이네요. 

전체적으로 푸른 회색인데, 갈색 기운이 도는 걸 보면
러시안블루와 갈색 고양이의 혼혈인 모양입니다.

몽마르트르 묘지에는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볼 수 있었던 

일본의 공원 묘원 야나카 레이엔에서도 고양이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했는데 그때 생각도 나고요. 

묘지의 고양이들에게도 어려운 사정은 있지만, 대도시의 길고양이들이 그나마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곳은

역시 묘지가 아닐까 합니다. 묘지기 고양이를 시작으로, 이곳에서 만난 길고양이들 이야기도 

틈틈이 풀어놓겠습니다. 저를 착각에 빠지게 했던 묘지기 길고양이와 인사를 나누고,

니진스키의 무덤을 찾아 걸음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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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이언니
    2010.08.12 10:13

    회색내복!! ㅎㅎㅎ
    새벽이놈은 턱시도지만, 녀석도 이쁘지만,
    저 회색내복은 저의 로망이라는. ㅎㅎ

  2. 허니멜로우
    2010.08.12 10:37

    앗..^^우리집에있는 설이와 털빛이 비슷한 야옹님이네요~
    뭔가 한적하고 나른한 여유가 느껴지네요.
    언제봐도 참 고운빛깔이에요 ^^~

  3. BlogIcon 소춘풍
    2010.08.12 12:37

    사휘세계도 볼수 있다는 고양이의 눈 ~
    묘지기 길고양이는 어떤 세상을 볼수 있을까요?
    문득, 녀석이 모니터를 보고 있는 저를 바라보는 듯한~ ^^

  4. BlogIcon 고양사랑
    2010.08.12 13:29

    정말 색깔이 비슷하군요 오인하실만하겠어요^^사람발길이뜸한 묘지가 오히려 길냥이들에겐 쉼터겠죠..

  5. 고돌칠미키
    2010.08.12 17:05

    눈매가 또렷하네요~~~우아한 포즈의 기지개라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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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금융기관에서  광고모델을 채용할 때는, 모델의 신뢰도와 상징성에 큰 비중을 둡니다. 

한데 핀란드의 한 은행에서는 고양이를 모델로 채용한 파격적인 광고로 눈길을 끕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의미가 숨어있답니다. 단순히 고양이가 귀엽기 때문만은 아니고요. 

그럼 왜 은행에서 고양이를 모델로 뽑았을까,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에게 경쟁력 있는 연금저축 플랜을 의뢰하세요."

 


핀란드어로
Kissanpäivät(
키산페이벳)은 '고양이 시절', 풀어 쓰면 고양이처럼 유유자적 보내는

좋은 시절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연금저축 상품을 잘 골라서, 은퇴하면 연금으로

고양이처럼 여유롭게 살라는 광고이지요. 


포스터 하단을 반듯히 처리하지 않고, 고양이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다가와 금융상품을 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용지 끝을 삐죽 나오게 처리한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고양이가 금방이라도 포스터에서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시각적 장치입니다.

                         "당신의 연금생활을 호시절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렵니까?" 
 

핀란드는 한때 스웨덴의 식민지였던 영향이 남아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씁니다. 거리명이나 표지판 등

두 나라의 말로 함께 표기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바로 옆에 스웨덴어로도 또 다른 광고를

만들어 놓았네요. 앞서 보여드린 광고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고양이의 호시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유롭게 소파에 누워 쩍벌남의 자세를 취한 고양이를 보니, 이보다 편한 모습이 있겠나 싶습니다.

                                   "연금상품을 잘 고르면, 이렇게 한가롭게 살 수 있단 말이죠?"


한국에서 흔히 코숏으로 불리는 평범한 고양이들이 모델로 등장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간혹 고양이가 모델로 등장하더라도, 페르시안 고양이, 샴 고양이, 아메리칸 숏헤어 등 이른바

'품종 고양이'만이 모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고양이의 한가로운 삶을 상징하는

대표 주자로 평범한 단모종 고양이를 내세운 것을 보니, 고양이 품종에 대한 양국의 인식 차이를 

조금은 느낄 수 있겠습니다.  
 


핀란드에서 스웨덴으로 입국하던 날, 바이킹 라인을 타기 전에 잠시 요기라도 하려고 들른

푸드코트에서 고양이 사진이 담긴 복권을 팔더군요. 저 복권을 샀다면 저도 혹시 운 좋게 당첨이 되어

고양이처럼 여유로운 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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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다가
    2010.08.10 09:15

    호고고고고,...삼포 은행이네여...^0^

  2. BlogIcon 세미예
    2010.08.10 09:15

    고양이가 스타로 데뷔를 했네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 BlogIcon MAR
    2010.08.10 10:26 신고

    은행이름부터 친근감이 물씬 풍기네요. 첫 사진 보고 한국인줄 알았다니까요. ㅋㅋ
    복권... 샀으면 됬을지도...라는 아쉬움이...^^ 그래서 복권이 팔리는 거겠지요?

    그나저나... 트위터를 안해서... 아쉽네요. ^^

    • BlogIcon 야옹서가
      2010.08.10 17:5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삼포은행에 많은 분들이 주목하시는군요 ㅎㅎ 트위터는 저도 스마트폰 없이
      집에서 접속해서 하고 있습니다만, 9월 중에 아이폰4 나오면 지를까 합니다.

  4. 비비안과 함께
    2010.08.10 11:45

    평범한 단모종 집사로서 ㅎㅎ 핀란드의 미의식 바람직합니다요~개건 고양이건 사람이건 태생가지고 뭐라 하지 않는 사회가 좋지요~고양이가 여유로운 삶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우리나라에서 고양이가 연금 보험의 모델이 된다면--;; 그런 노년은 참...헉...이겠지요. 이유없이 학대당하고 쫓겨다니고 굶주리고...ㅠㅠ.언젠가 여기에서도 고양이가 한가롭고 여유로움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08.10 17:52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같은 동물인데도 어느 나라에서는 한가로운 삶의 표본이 되고, 어딘가에서는
      핍박받는 게 좀 씁쓸하죠. 그래도 고양이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5. BlogIcon 고양사랑
    2010.08.10 12:36

    와~좋은 아이디어네요 누구라도 솔깃 해지겠어요 맞아요 노년생활을 고양이들처럼 유유자적하게 살수있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ㅜ,ㅜ 아아~ 복권에 고양이사진~갖고싶네요 우리나라도 동물사진을 넣음 좋을텐데 말이죠 ㅎㅎ

  6. BlogIcon 아이미슈
    2010.08.10 15:59

    팔자늘어진 고양이란 뜻이군요..
    쩍벌고양이 부럽습니다.

  7. 새벽이언니
    2010.08.10 18:08

    정말이지 부러운 모습인데요. ㅠ

  8. BlogIcon 미요♪
    2010.08.10 22:57 신고

    연금에 가입하면 고양이처럼 유유자적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거군요~
    아이디어 정말 좋은데요~? ^-^

  9. BlogIcon cinta
    2010.08.13 13:49

    ㅎㅎㅎ..사진들 참..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입니다.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스톡홀름 전경을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유서 깊은 전망탑으로 유명합니다.


시청사라면 어쩐지 딱딱하고 사무적인 공간일 것 같지만, 시청사 역시 문화유적의 일부여서

관광명소로도 유명하고, 청사 앞의 잔디밭은 공원처럼 개방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의 여름은 해가 길고 청명하지만,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한낮에도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짧은 여름을 즐기기 위해 햇빛을 쬐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습도가 낮아  몸이 끈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햇살은 제법 따가운데도, 오히려 살갗을 따끔따끔 찌르는 그 느낌을 즐기는가 봅니다. 


시청사 앞 잔디밭에 한가로이 소일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로, 고양이와 함께 산책 나온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유럽에서도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은 종종 눈에 띄지만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사람은 드물고, 두어 번

마주쳤던 고양이도  이동장 속에 있어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지라,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봅니다. 


 
아저씨는 "고양이를 찍는 건 괜찮은데, 내 고양이는 수줍음을 잘 타는 호랑이니까 너무 가까이서는 찍지 말라"고

농담을 건넵니다.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한국 사람은 다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녀서 표가 난다네요.

그런다고 도둑맞지 않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싱긋 웃습니다. 약간 짖궂은 구석이 있는

아저씨지만, 고양이에게 다정히 손을 건네는 모습에 마음이 풀렸습니다.
 


돌발사태가 생겨도 고양이가 놀라 달아나는 일이 없도록, 아저씨는 고양이의 목줄을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수줍은 호랑이치고는 동글동글 너무 귀엽게 생겼습니다.


햇빛이 뜨거운지, 이동장 뒤로 슬며시 몸을 옮기는 고양이의 표정이 의뭉스럽습니다. 수줍음을 많이 탄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낯가림이 없고 오히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모습이 강렬합니다.


강렬한 눈매에 빠져들 것만 같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스밀라도 저렇게 예쁜 초록색 눈을 하고 있는데...

문득 내 고양이가 떠올라 조금 쓸쓸해집니다.

내 고양이는 아니지만, 고양이가 주는 치유의 힘 덕분에 더위도 잠시 잊고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해 봅니다.


*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은 2010년 6월부터 유럽 고양이 여행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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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AR
    2010.08.09 09:46 신고

    정말 눈빛이 강렬하네요. ^^

  2. BlogIcon 고양사랑
    2010.08.09 12:15

    아~냥이 눈빛이 이글거리는 태양보다 더뜨겁습니다^^낯선곳에서 문득..내고양이가 생각날때면 가슴한켠이~찡..한게 참..희안한 감정이 솓더라구요^^여행내내 스밀라 보고파서 많이 힘드셨을듯해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08.09 23:5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언젠가 도쿄에서 유리카모메를 타고 가는데, 카메라에 남아있던 스밀라 동영상을 보고 뭉클했어요.
      그 다음부턴 여행갈 때 스밀라 동영상을 챙겨가지고 다닌답니다.

  3. BlogIcon 검은괭이2
    2010.08.09 13:22

    이야, 고양이가 눈빛이 살아있네요+ㅁ+ 굉장한 포스가 느껴지는데요 ㅎㅎ

  4. 비비안과 함께
    2010.08.09 21:05

    저 녀석 눈빛이랑 얼굴은 굉장히 카리스마가 있네요. 정말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랑도 좀 닮았고^^. 저 이동장 굉장히 무늬가 푸근합니다. 어렸을 때 엄니가 시장갈 때 들고 가시던 장바구니 무늬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그나저나 냥이네 집사들을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집나가 있으면 집에 냥이가 보고 싶어서 수시때때로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것이...한달 간 여행이랑 비교할 바는 못됩니다만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깊은 밤까지 회식을 하면 전 어찌나 비비안 걱정이 되고 보고 싶었던지...회식이 싫었던 건지 비비안이 늘 사무치게 보고 싶었던 건지^^...

    • BlogIcon 야옹서가
      2010.08.09 23:53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회식도 싫고, 고양이도 보고 싶고 아마 둘 다겠죠^^ 회사 다닐 때 고양이가 아프면 월차 내고 싶은데,
      눈치 보면서 반차만 내고 간병하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마 반차라도 허락해줘서 다행이지만..

  5. BlogIcon Arti
    2010.08.09 22:07

    한국사람들이 다들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스웨덴 아저씨의 관찰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도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는 일이 많거든요. 주머니 밖에 나온 손을 어찌 할지 몰라서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는건데......^^

    • BlogIcon 야옹서가
      2010.08.09 23:54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이 아저씨, 시청사 앞으로 자주 산책을 나오나 봐요. 그 다음 날도 마주쳤거든요. 고양이는 없었지만.
      저도 주머니에 손 넣는 건 손을 둘 데가 없어서 그런 건데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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