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에는 원래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포기하고 스밀라와 병원에 갔다. 전에 다니던 병원도 고양이를 잘 봐주시지만, 스밀라의 상태가 좋지 않아 신장질환 쪽으로 좀 더 정밀한 검사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신장질환을 이긴 고양이' 카페에서 여러 사람이 추천한 병원이 마포의 캣츠앤독스여서, 일단 이미경 원장님께 진료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소변·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방사선 검사를 포함한 종합검사 결과 ‘다낭신장병(polycystic kidney disease: PKD)에 의한 신부전’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다낭신장병(多囊腎臟病)이란 신장에 다수의 낭종(물주머니 혹은 물집)이 생기는 병으로, 낭종이 점점 커지고 그 수도 늘어나면서 신장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신부전이 나타난다. 특히 "페르시안 종의 고양이에게는 다른 종의 고양이보다 유전적으로 다낭신장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스밀라에게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병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신장 초음파 사진을 보는데, 원장님은 스밀라의 신장 형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신장이 많이 손상되었다는 말이다. 마음의 각오를 하고 갔는데도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밥이나 물은 가족들이 함께 챙겨줄 수 있다 해도, 약 먹이고 수액을 놓으며 스밀라를 돌볼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내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스밀라가 더 나빠진다. 이제는 도리질치며 이빨 드러내는 스밀라에게 억지로 약도 먹여야 하고, 스밀라가 아프다고 울어도 꼭 붙들고 피하수액을 놓는 일에도 익숙해져야 할 게다. 다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스밀라가 자기를 괴롭힌다고 생각할까봐 마음이 편치 않다. 어제도 약을 먹이느라 30분간 진땀을 빼고 결국 캡슐 하나는 터뜨려서 쓴 침을 계속 흘렸다. 안 그래도 탈수가 심하다는데...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조금씩이지만 수치가 내려가고 있다는 건데, 내가 직접 수액을 놓아줄 경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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