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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뿐 아니라 길 위의 모든 생명을 애틋히 여기며,
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분들과 오래 가는 인연을 맺고 싶습니다.
5월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가 싶더니, 갑작스런 더위에 맥을 출 수 없습니다.
한낮의 따가운 햇살에 진이 빠지고 거리로 나설 엄두가 안 나는 것은 인간뿐만이 아닙니다.
길고양이도 슬레이트 지붕 위로 한 발씩 내디뎌 보지만, 이미 뜨겁게 달궈진 지붕 위는
발바닥 하나도 올려놓기 어렵습니다.
"앗 뜨거! 아휴 도저히 안 되겠다."
길고양이는 한껏 몸을 움츠리며 다시 그늘로 돌아갑니다.
무조건 누군가와 싸운다고 이기는 건 아닙니다. 때가 아니라면 잠시 피하는 게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는 그 때를 기다립니다.
훅훅 온몸으로 달려들던 더위도, 나무그늘 아래서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햇살 아래 눈부시고 따가워
제대로 뜨지 못했던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네 발을 모은 채 넉살 좋게 누운 녀석을 보니, 인물이 훤칠합니다.
"그래, 피서는 바로 이 맛이야." 시원한 그늘 아래 기분이 좋아진 고양이가 살며시 미소를 띠는 듯하네요.
나무그늘 아래 그늘과 하나가 된 고양이, 단잠에 빠져듭니다. 아마 해가 질 때까지 좋은 꿈을 꾸겠지요.
한낮에 고양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 어디선가 피서를 즐기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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