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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뿐 아니라 길 위의 모든 생명을 애틋히 여기며,
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분들과 오래 가는 인연을 맺고 싶습니다.
흘러간 옛 시절의 드라마를 보면 꼭 바가지 머리를 한 아이들이 나옵니다. 물론 요즘 어른들 중에서도
그런 머리를 멋지게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지만, 여느 사람들에게는 '간난이 머리'라는 인식이 뚜렷해
어지간한 패션 감각으로는 소화해내기 힘든 머리모양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간난이 머리,
바가지 머리를 한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보통은 저런 머리는 한가운데 가르마가 살짝 있지만, 이 고양이는 앞머리를 눈썹 바로 위까지 일자로 다듬은
'바가지 머리'를 꼭 닮았습니다. 아직은 어린 고양이라서, 바가지 머리가 더욱 귀엽게 보입니다.
하지만 어린 길고양이는 친구들과 조금 다른 머리모양에 속이 상한 모습입니다.
앞머리를 투박하게 일자로만 쑹덩쑹덩 자른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얼굴 윤곽을 따라 약간 둥글게 처리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린 길고양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입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서글픈 마음을 눈빛으로 호소합니다.
한쪽 눈이 살짝 짝짝이라 그렇게 보이는 건지,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억울한 고양이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입니다.
오래 전 억울한 눈매의 고양이를 만났을 때, '네가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눈의 고양이일 거야' 하고
생각했는데, 세상의 모든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건가 봅니다. "왜 엄마 맘대로 내 머리 잘랐어!"
하며 울상 짓는 아이처럼 억울한 눈매로 저를 올려다보는 어린 고양이가 한편으로는 귀엽고,
한편으로는 짠해 발걸음을 떼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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