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에 달아나는 길고양이, 개구멍에 숨는다. 

먹먹한 어둠이 몸을 집어삼켜도, 하얀 뒷다리는 어쩔 수 없구나.

아직 때묻지 않은 하얀 양말이 어쩐지 쓸쓸하구나.
 



언젠가 온전히 내 소유의 집이 생긴다면,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지 까마득하기는 하지만

가질 수 없어도 꿈꾸는 건 자유니까 한번 상상해보기라도 한다면 

제일 먼저 담벼락 아래 개구멍을 뚫고 싶다. 아니, 고양이구멍을 뚫고 싶다.

집앞을 지나던 길고양이가 찾아들어 마음 놓고 쉬다 갈 수 있도록

그 구멍이, 그저 고양이구멍이 아니라 

삶구멍이고 숨구멍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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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소춘풍
    2010.08.04 14:29

    개구멍도 집이니, 그곳에서라도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래봅니다.
    낡아도, 허름해도, 살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녀석은 알고 있을꺼에요~ ^^

  2. BlogIcon 돛새치는 명마
    2010.08.04 14:29

    ㅋㅋ 이것은 개구멍이 아닌 고양이 구멍이네요 ㅋ

  3. 새벽이언니
    2010.08.04 15:19

    음.
    멋진 사고네요.
    저도 나중에 집이 생긴다면, 저런걸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요.

  4. 지네
    2010.08.04 17:36

    고양이구멍 많은 마을에 살고 싶네요. 물론 우리집에도 있고.

  5. 비비안과 함께
    2010.08.04 20:55

    살짝 슬픈 민요 가락이 떠오르네요. 고양이 구멍도 뚫어두고 기절하게 맛나지는 않아도 넉넉히 먹을 수 있는 사료도 놓아두고 ...비싼 생수는 아니지만 깨끗한 물을 떠다놓고 어디 험한 사람에게 쫓겨 갈 곳이 궁한 냥이가 들어와 한숨 돌리고 밥도 먹고 잠시 눈도 붙일 수 있는 그런 내 집 마당을 저도 모르게 같이 상상하게 됩니다.

  6. BlogIcon 고양사랑
    2010.08.05 09:23

    옛날집들은 그래서 개구멍이 있었는가 봅니다.적어도 사람외에 동물에게도 쉴구멍을 숨을구멍을 내어줬다는것은 그만큼 생명에대해 넉넉한 마음을 지녔다는 것 이겠지요 저도 집이 생긴다면 피신용 구멍을 뚫어주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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