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폴라로이드 고양이

[폴라로이드 고양이] 012. 개구멍, 숨구멍, 고양이구멍

by 야옹서가 2010. 8. 4.





인기척에 달아나는 길고양이, 개구멍에 숨는다. 

먹먹한 어둠이 몸을 집어삼켜도, 하얀 뒷다리는 어쩔 수 없구나.

아직 때묻지 않은 하얀 양말이 어쩐지 쓸쓸하구나.
 



언젠가 온전히 내 소유의 집이 생긴다면,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지 까마득하기는 하지만

가질 수 없어도 꿈꾸는 건 자유니까 한번 상상해보기라도 한다면 

제일 먼저 담벼락 아래 개구멍을 뚫고 싶다. 아니, 고양이구멍을 뚫고 싶다.

집앞을 지나던 길고양이가 찾아들어 마음 놓고 쉬다 갈 수 있도록

그 구멍이, 그저 고양이구멍이 아니라 

삶구멍이고 숨구멍일 수 있도록. 


*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 주시면, 다음 글을 쓸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