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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에든 주연급 등장인물이 있으면 조연급이 있게 마련입니다. 늘 억울냥과 함께 다니면서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한 고등어무늬 고양이도, 어쩌다보니 조연급 등장인물이 되어버렸네요.
억울냥보다 두어 달 먼저 태어났으니 그전부터 제 눈에 띄었을 텐데, 지난 사진들을 뒤적여 보면
항상 억울냥의 모습이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둘 다 흰 바탕에 고등어무늬 얼룩, 그리고 가르마를 탄 앞머리까지 참 비슷해서, 언뜻 보면 둘이
쌍둥이 같다 싶지만...자세히 보면 엄연히 차이가 있지요.
억울냥의 입술 주변에는 카레 묻힌 자국처럼 보이는 조그만 얼룩이 있거든요. 그 자국이 마치
볼연지처럼 보여서, 아무리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도 알아볼 수 있지요. 통통하고 동그랬던
아기 고양이 시절이 지나더라도, 억울냥의 그 얼룩을 어떻게 못 알아볼 수 있겠어요.
유독 억울해 보였던 눈매도 기억에 남지만, 생각해보면 어설프게 뭘 먹다 묻힌 듯한
입가의 얼룩 때문에 억울냥이 더 짠하고 마음이 가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조연급 고양이라고 해도, 하나뿐인 자기 삶에 있어서만큼은 주인공이죠.
단지 제가 바라보는 길고양이 세계의 이야기 속에서 비중이 낮은 것일 뿐... 언젠가 동료들 사이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할 날도 오지 않을까요? 저 고양이는 그 날을 위해 열심히 발톱을 갈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매력적인 S라인 곡선을 은근히 강조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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