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고양이 이야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입니다. 2003년 8월부터 블로그를 시작해, 햇수로 8년간 블로그를 운영해왔는데요, 특정 분야의 전문 블로거로 활동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의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참고로 '전문 블로거'란 거창한 지위나 학식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분야를 꾸준히 파고들어 즐겁게 블로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거나 괴짜 취급을 할 만큼 마이너한 주제라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 저와 같은 길고양이 블로거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분야의 블로거가 나올 수 있길 바라요. 남에겐 하찮아도 내겐 소중한 것에 대해 꾸준히 쓰다 보면, 점점 그 가치가 빛나는 곳이 블로그니까요.
누구나 좋아하는 대상을 즐겨 찍듯, 저도 2002년 7월부터 길고양이를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8월 파란닷컴에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땐 제가 썼던 리뷰나 인터뷰를 갈무리하는 용도로 쓰려 했기에 한동안 고양이 이야기, 리뷰, 인터뷰, 인형 제작 이야기 등이 뒤섞인 상태였답니다.
처음부터 '길고양이 블로그를 만들어야지' 하고 결심한 게 아니라, 고양이를 좋아하고 찍다보니 전체 글 중에서 길고양이 이야기의 비중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한 개의 카테고리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블로그 전체를 '길고양이 이야기'로 재편했어요.
2003년 12월 이글루스로 메인 블로그를 옮겨 '길고양이 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해왔고, 2005년 11월부터 다음넷 블로그(현재 사용하지 않음)를 만들어 미디어다음 뉴스를 발행하는 용도로 병행해왔습니다. 2007년 4월에는 catstory.kr 도메인을 구입하여 티스토리에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만들면서 현재 2개의 블로그를 병행하고 있어요. 참고로 블로그를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자기만의 도메인을 구입해서 쓰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도메인은 쉽고 간결하면 좋겠죠.
2005년 12월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로 송고한 '도시 속 길고양이의 삶, 3년간의 기록'입니다. 평소 제 블로그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알음알음 다녀가는 조용한 동네였지만, 메타블로그의 일종인 블로거뉴스로 발행하면서 조회 수가 37만 회까지 올라가는 등 다양한 분들이 왔다 가셨어요. 그 과정에서 댓글로 서로 싸우는 분들도 계셨고;; 길고양이에 대한 여러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한편으론, 길고양이를 응원하지만 혼자서는 어떻게 할지 몰라 힘들어했던 분들과 연대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지금은 블로거뉴스가 다음뷰로 바뀌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로였던 블로거뉴스로 길고양이에 대한 애정도 더욱 커졌던 것 같네요. 길고양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면서 2005년 12월 5주 베스트 블로거기자로 선정되었고, 2007년 1월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주최한 제1회 '블로거기자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2001년 5월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웹진/잡지 기자로 일하기도 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책을 기획하고 만들기도 했는데, 그러는 동안 정말 좋아하는 대상만을 취재하고, 그 내용을 모아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흔 살이 되면 그래야지 하고 막연히 생각해왔는데, 작년에 한동안 아프면서 '나중에'란 시간은 오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하려던 일을 몇 년 더 앞당긴 것 뿐이라 생각해요.
1.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갤리온, 2007년 1월 출간)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 고경원 지음/갤리온 |
2.<고양이, 만나러 갑니다-행복한 고양이를 찾아가는 일본 여행>(아트북스, 2010년 1월 출간)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 고경원 지음/아트북스 |
고양이의 보은을 기리는 절이 있고, 고양이로 유명한 마을이 있고, 매년 마네키네코 축제가 열리는 일본은 저에게 1순위 여행지였습니다. 그러나 섣불리 일본을 ‘고양이 천국’으로 단정하기보다, 그곳의 고양이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고양이 문화가 존재하는지 관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7월부터 2008년 11월 사이 세 차례의 일본 고양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추천 장소에는 찾아가는 데 도움되도록 약도가 함께 들어가 있어요. 2월 2일~27일까지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출간기념전을 여는 동안 소품판매전을 함께 진행해서, 제작 실비, 포장 배송비 등 제반 경비를 제한 수익금 1,013,450원을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했습니다. 앞으로도 길고양이를 위해 현장에서 애쓰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3. '일본 고양이 여행' 폴라로이드 엽서 2종 출시
일본 고양이 여행을 다닐 때 찍었던 사진을 토대로, 인디고(http://www.indigostory.co.kr)에서 폴라로이드 모양의 미니엽서 2종 세트가 출시되었어요. 'JAPAN 고양이 여행_폴라로이드 엽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고요. 일본여행 중에 만난 길고양이부터 명물 가게의 고양이 점원, 고양이 카페의 접대 고양이, 고양이 소품까지 두루 담았습니다. 상세 이미지는 아래 그림을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어요.
*JAPAN 고양이 여행_폴라로이드 엽서(엽서 50장, 고양이 스티커 5종 세트)
*JAPAN 고양이 여행_폴라로이드 미니 엽서(60장 세트)
제작 후기는 '일본 고양이 여행', 폴라로이드 엽서로 만들었어요!를 읽어보세요. 문구류 사진 인세 금액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중 일부를 '제2회 고양이의 날' 행사 준비자금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매월 9월 9일을 전후로 개최되는 고양이의 날 기념전에 다채로운 전시와 문화행사를 진행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 9월 초에 있을 제2회 '고양이의 날' 행사와 기획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란 말이 무색할만큼 길고양이들의 삶은 짧습니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그런 고양이들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9월 9일을 전후로 '고양이의 날' 행사와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이 날은 고양이의 강한 생명력을 뜻하는 아홉 구(九)와, 고양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오랠 구(久)의 음을 따 정한 것입니다.
'고양이의 날'이라 부른다고 거창한 기념일이 되길 바라진 않습니다. 굳이 날짜를 정한 것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매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입니다. 고양이와 인간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즐거운 문화행사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1회 고양이의 날 행사장면을 보시려면(클릭!)
제 블로그는 길고양이 블로그이지만, 동시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고양이의 삶을 기록하는 일뿐 아니라, 고양이와 여행을 접목해 다양한 고양이 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 테마여행을 떠난다거나, 고양이와 미술을 접목해 고양이를 테마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간다거나...
생각해보면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답니다. 하나의 소재로 이야기가 막힌다면, 연관된 소재를 찾아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세요.
사진의 주인공은 2002년 7월 종로에서 만난 '행운의 삼색 고양이' 입니다^^ 이 고양이 덕분에 길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죠. 한번 길고양이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 뒤에는 어딜 가도 길고양이만 보이고, 처음 보는 골목에 혹시 고양이가 있나 두리번거리는 게 습관이 되었네요. 길고양이뿐 아니라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땐 인식하지 못하지만, 한번 마음이 가기 시작하면 외면할 수 없게 됩니다.
고양이에게 관심이 없는 분에게는, 제 사진은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 편의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길고양이의 삶을 더 생생하게 전하니까요. 그리고 그 사진이, 무심했던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거리의 고양이에게도 제각기 사연과 감정이 있고, 소중한 삶이 있음을 눈으로 보게 된다면, 생명의 무게가 좀 더 묵직하게 와 닿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길고양이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길고양이가 우리 곁의 작은 이웃으로 느껴질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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