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고양이의 평화로운 시골 산책
2010. 9. 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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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양이 여행/[고양이 여행]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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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약해집니다. 올해로 열 살이 넘은 할머니 고양이도 관절이 나빠져서 높은 곳을
예전처럼 쉽게 오르내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시골 고양이의 즐거움인 영역 산책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가뿐한 계단도 하나하나 조심스레 내려가며
산책을 시작합니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습니다. 아쉽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앉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1분 1초가 화살 쏘듯 빨리 지나가버리는 할머니 고양이에게는 매순간이 소중합니다.
그렇게 몇 분간 빤히 문 쪽을 보고 있던 고양이는 홀로 정원 산책을 시작합니다.
바람의 방향을 읽고, 날카로운 후각으로 익숙한 집의 향기를 기억해 냅니다. 아직은
길을 잃을까 걱정은 없습니다.
나무의자에 할아버지의 온기가 남은 것 같아, 할머니 고양이는 쉽게 의자를 떠나지 못합니다.
경험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입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좋은 곳을 놔두고,
햇빛이 따갑다며 그늘로만 숨어드는지 모를 일입니다.
스웨덴의 할머니 고양이는 깊은 단잠에 빠져듭니다. 평화로운 산책에 따라나선 나도
마음이 노곤노곤해져, 그 곁에 가만히 눕고 싶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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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08:57
편안하면서 슬픈 글이네요...
2010.09.15 07:16 신고
동물과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행복하면서도 짠한 일인 것 같아요.
2010.09.14 10:40
할머니 고양이의 일상을 엿보고 가요.
잘 보고 갑니다.
2010.09.15 07:17 신고
아깽이와 달리 조용하고 담담한 일상이죠.
2010.09.14 10:53
평화로운 아침입니다^^할머님 고양이옆에누워 저도 곤한~잠을 청하고파지네요^^참!조기 위에 할머니 내외분 나오시길 기다리는 사진속에서 혹..난간위에 고양이실루엣이 하나 보이는데..고양이인지..장식품인지..긴가민가..싶습니다 ㅎㅎㅎ
2010.09.15 07:17 신고
네 고양이 맞습니다. 까만 고양이가 종종 저 위에 있어요.
2010.09.14 17:12
너무나 평화로운 일상이군요~
아침에도 로드킬 당한 냥이를 본데다 아파트13층에서 고양이를 떨어뜨려 죽게한 어떤 할머니 기사를 봐서
너무나 마음이 울적했는데 좀 풀리는 것 같네요~~
좀 기분 좋은 소식이 그립습니다..
2010.09.15 07:18 신고
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지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생명 붙은 것은 다 고통을 느낄 줄 아는데..식물을 키운다는 할머니가 어찌
동물의 고통은 생각을 못하는지 안타깝네요.
2010.09.14 18:06
할머니 아닌거 같아요~
참 곱게;; 나이드신? ㅎ
2010.09.15 07:18 신고
어쩐지 할머니라면 존대해야할 것 같은~
2010.09.14 20:31
주변이 한적하니 나이든 냥이에게 무척 좋은 환경인 듯 보입니다. 행복하고 평온하게 나이든 것이 얼굴에 드러나는 냥이네요^^아름답네요. 비비안, 그리고 앞으로 어쩌면 나와 인연을 맺을지도 모를 냥이들과 함께 나이들고 그 아이들의 노년을 저렇게 지켜주고 싶네요.결코 작지 않은 욕심이겠지요. 한적하고 안전한 마을에 정원이 딸린 집은...얼마나 오래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해봤지만 요즘은 내가 함께하는 냥이를 지켜줄 수 있을 만큼은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날이 많습니다~
2010.09.15 07:19 신고
네 손주 손녀 재롱 보면서 흐뭇한 할머니 고양이지요. 손주 손녀가 너무 빨리 커버려서
어른 덩치가 되는 게 좀 어색하지만.. 저렇게 넓은 정원은 아니어도
조그만 손바닥만한 정원이라도 있는 단층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네요.
2010.09.14 23:02
할머니시라니...믿기 힘들어요~^^
그렇담....너무 고웁게 늙으신 듯
2010.09.15 07:17 신고
고양이는 언제나 아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나이듦을 잘 인식하지 못하죠..
2010.09.15 00:44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진이네여
2010.09.15 07:20 신고
네 저는 역동적인 사진보다 고요한 사진이 좋네요^^
2010.09.15 01:43
글이 참 ...따듯하군요...좋은글과 사진 보고가요...
2010.09.15 07:20 신고
네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종종 들러주세요~
2010.09.15 19:13
짧은동화를 읽은 것 같네요^^ 좋은 사진과 글 고맙습니다^^
2012.05.05 18:57
흐잉흐잉 저 로그인 했는데 로그인이 안되네요
숲고양이님 글들은 뭔가 짤막하면서도 읽기 좋은? 다시말해 편한 글들이 많네요^^
다른 블로그 다니다보면 좀 너무 길어지는 경우가 많던데 헤헤..
근데 한국 고양이들은 사람이 처다보기만 하면 몸을 사리기 바쁜데 유럽쪽은 아닌가 봅니다.
영국에서(영국 유학중) 그냥 가다가 갑자기 고양이가 놀아달라고 바짓지락에 몸을 비벼대는 바람에 화들짝 놀랐다는...
흐음 뭔가 슬픈 이야기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양이를 그렇게 못대해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