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알아서 상대해주실 거죠? 전 좀 귀찮아서..." 고똥이가 노랑아줌마를
흘깃 보고 눈빛으로 말을 건넵니다. 긴 말도, 부탁하는 울음소리도 필요없습니다.
든든한 노랑아줌마를 앞세운 고똥이는 어쩐지 의기양양한 표정입니다.
"우리 고똥이 쉰단다, 귀찮게 할 생각이면 얼른 가거라!" 하고 호통치는 듯한
노랑아줌마 뒤로 "고똥이 쉴 거다" 하고 살며시 따라하는 듯한 눈매에
살짝 웃음이 나옵니다. 고똥이는 고동색, 노랑아줌마는 초록색 눈동자라서
다르지만, 둘 다 노랑털옷이라 노랑아줌마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합니다.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은 거의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순간도 있었네요.
고똥이는 언제쯤 자라 노랑아줌마처럼 당당한 어른이 될까요? 다른 고양이에겐
쏜살같이 지나는 아기 고양이 시절이, 고똥이에겐 유난히 긴 듯합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세월은 공평하듯, 고똥이의 몸도 서서히 자라나고 있겠지요.
풀잎이 자라는 모습을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어느새 며칠 전보다 한참이나
자란 모습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처럼, 고똥이도 부쩍 자란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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