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아줌마가 입맛을 다시며 기분좋게 길을 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앗, 엉덩이다!'하며 반갑게 얼굴을 들이미는 녀석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친밀감을 표현할 때 엉덩이를 내밀곤 합니다. 사람의 기준으로
보기엔 좀 민망하지만, 그렇게 서로 냄새도 맡고 안부를 확인하곤 하지요.
꼬리를 쳐들고 기분 좋게 가는 아줌마를 보고, 엉덩이 냄새를 맡으라고
허락한 것인가 싶어 얼굴을 들이댄 모양입니다. 하지만 뒤에 누군가
따라오는 줄 알 턱이 없었던 노랑아줌마는, 털썩 자리에 앉아버립니다.
덕분에 고동이는 꼬리로 한 대 얼굴을 세차게 얻어맞았습니다.
꼬리가 회초리처럼 이마를 후려쳤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냄새를 맡는 걸 보니, 노랑아줌마를 많이 좋아하나 봅니다.
"싱거운 녀석 보게...누가 허락도 없이 내 엉덩이 냄새 맡으래?"
노랑아줌마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려 쳐다보니, 그만
겸연쩍어 고개를 푹 숙이는 고동이입니다. 좋아한다는 표현도
서로 신호가 맞아야 하는 모양입니다. 사람도 고양이도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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