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밀라는 뗏목을 타고 있습니다. 어린 고양이들은 언제나 활달하게 뛰어논다는데,

스밀라는 자기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고 말하고 싶은지, 여느 장난감에는 별 반응이 없습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보여주면 그때나 반짝 호기심을 보일 뿐, 금세 시들한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장난감은 귀찮아해도, 한결같이 싫증내지 않는 게 있으니 뗏목타기 놀이입니다.

이것도 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바닥에 놔 둔 물건들 위로 옮겨다니며

눕는 걸 보면, 스밀라에겐 정적인 이런 놀이도 나름대로 즐거운 소일거리인가 봅니다.

"이 가방은 내 것이다" 하고 주장하는 것처럼 한쪽 발을 턱 올린 자세에 당당함이 넘칩니다.

분명히 스밀라 가방이 아니고 제 가방이긴 한데, 저렇게 나오면 도로 가져갈 재간이 없습니다.

왠지 가져가면 안될 것 같고, 밀어내면 스밀라도 마음이 상할 것 같고 해서요.

하필이면 집에 검은색 가방이 대부분이라, 한번 스밀라가 앉았다 떠난 자리에 묻은

하얀 털을 떼는 것도 큰일입니다.  


어머니가 외출을 준비하지만, 스밀라는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배웅은 하지 않습니다.

"오는 사람은 환영하지만, 가는 사람은 붙잡지 않는다"가 스밀라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귀가할 때 쪼르르 뛰어나왔다가 모른 척 돌아서는 스밀라의 환영의식이

더 반가운지도 모르겠네요.


동생이 설거지하는 달그락 소리에 귀만 뒤로 돌려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무심한 것 같아도

스밀라는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1인용 뗏목을 타고 말이죠.



털이 북실북실하고 하얬던 북극여우의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이 원래 더운 지방에서

살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만약 북극에도 고양이가 살 수 있었다면
스밀라처럼 하얀 털옷을

입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파란 바다 위에 얼음 배를 띄우고 둥둥 세상구경을 하는

스밀라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1. BlogIcon misszorro
    2010.12.28 11:25 신고

    늘 느끼는거지만 스밀라의 매력은 요렇게 도도하고 무관심한척 하는 모습인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귀를 쫑끗해서 집안일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있다니 기특한데요^^
    스밀라가 올라가 있는 가방이 몹시 편안해 보이네요~
    뭐라도 바닥에 막 놔둬줘야 할꺼 같은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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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작한 가방이라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서 그런지 스밀라도 좋아하네요^^
      편하고 귀여워 보이지만 까만 가방에 흰 털은 늘 고민이랍니다.
      털 떼는 테이프를 늘 준비해야 하죠.

  2. vaishra
    2010.12.28 11:32

    동물한테 예쁘고, 그렇지 않고가 중요하진 않지만 ^^ 스밀라는 아무리 봐도 참 미묘네요.

  3. BlogIcon 빛무리
    2010.12.28 11:39

    오늘도 스밀라의 신비한 아름다움에 젖어듭니다..ㅎㅎ
    예전에 제가 키우던 토끼도 그냥 방바닥에 엎드리기보다는 뭔가 바닥에 놓인 물건을 찾아서
    굳이 그 위에 엎드려 쉬더라고요. 더 편할 이유도 없는데 말이죠.
    그 녀석이 주로 엎드려 쉬던 체중계에는 그래서 발톱자국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 모릅니다..ㅎㅎ
    하얀 토끼 라이언헤드... 참 예뻤는데...
    제가 그 녀석 키우는 1년 반 동안 너무 기침을 해서... 울면서 다른데로 보냈어요.
    보내고 나니 이틀만에 그렇게 낫지 않던 기침이 멎더군요. 에혀....
    저는 다음뷰에서 활동하시는 이웃님들 중에도 특히 반려동물 사진을 많이 올려주시는 분이 고맙습니다^^
    이렇게라도 .... 봐야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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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토끼도 뭔가 바닥에 깔린 것을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신기하네요.
      고양이들처럼 발톱자국도 내고...라이언헤드라면 약간 털이 긴 토끼인 것 같은데
      토끼에 대한 추억이 있으셨군요. 스밀라 사진 보면서 가끔 토끼 생각 나시겠어요.
      저도 고양이와 함께 살지 못했을 땐 다른 분들 블로그의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곤 했는데, 스밀라 이야기도 꾸준히 올려보겠습니다.

  4. 얼소녀
    2010.12.28 12:12

    여전히 도도한 스밀라
    그래서 좋아해요
    ㅋㅋㅋ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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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집에 왔을 때는 여기저기 숨기만 하고 소심했는데 한 1년 지나니까
      여기가 내집이란 확신이 드는지 요구를 당당히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좋아서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5. BlogIcon 새라새
    2010.12.28 12:34

    고경원님 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남은 2010년 행복하게 해피엔딩하시고 2011년도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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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라새님 안녕하세요, 염려해주신 덕에 크리스마스도 잘 보냈답니다.
      벌써 연말 인사를 주고받을 때가 되었네요. 어찌나 시간이 잘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블로그에서 뵙겠습니다~

  6. BlogIcon 달콤시민 리밍
    2010.12.28 13:25

    진짜 뗏목을 타고 유유히 앉아있는 것 같아요 ㅎㅎ
    새침한 표정을 하고도 주위 일에 다 신경을 쓰고 있다니
    너무 귀여운데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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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는 돌아보지 않아도 귀를 쫑긋 뒤로 보내서, 뒤쪽에서 나는 소리를
      다 듣는답니다.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귀가 참 유연한 거 같아요.

  7. BlogIcon 언알파
    2010.12.28 13:26

    ㅋㅋ 가방을 올라탄주제에!!
    표정은 왕 새침한데요? 푸호호 ㅎ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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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잘것없어 보이는 가방 한 개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포근한 방석도 되고, 거적때기도 되지요.
      스밀라가 쓰기 때문에 저 가방은 가치 있는 물건이 되니 그대로 두는 거랍니다.

  8. 비비안과함께
    2010.12.28 15:49

    스밀라에게 왠지 자그마한 바이크가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저 가방이 바이크라서 스밀라가 긴 흰털을 휘날리면서 부왕~달려나가는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스밀라 달려 달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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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밀라가 흰 털을 날리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 상상만 해도 귀여운데요?
      외출하는 건 무서워하는 스밀라지만, 상상 속에서 여기저기 낯선 곳을 탐험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9. BlogIcon gagworld
    2010.12.28 16:01

    그러고 보니 극지방에 살아도 잘 어울릴것 같으네요.^^
    고양이들은 항상 뭘 깔고 있을라고 하는지 참.. 옷이든 가방이던 내가 신고 있던 양말이던.ㅋㅋㅋ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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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함께 사는 분들은 고양이의 그런 습성을 자주 보아서, 공감하기도 쉬운 것 같아요.
      저도 다른 블로그에서 고양이들 보면 참 재밌더라구요. 스밀라 생각도 나고..

  10. 소풍나온 냥
    2010.12.28 18:00

    오늘의 스밀라는 자기 주장이 강하군요.
    '이것은 내것일세. 외출할땐 자네것을 가져가시게~~'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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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내 가방에 탐을 내느냐는 엄중한 질책^^ 스밀라의 앞발이 모든 것을 말해주네요.
      그렇게 정색하지 않아도 그냥 둘 텐데 말이에요.

  11. BlogIcon Shain
    2010.12.28 19:14

    1인용 뗏목을 북극에서 탄다면.. 둘리를 빙하 옆에 앉히고
    훈수두면서 서울까지 떠내려올 거 같습니다
    이 방향이 아니야 둘리... 'ㅁ'...
    그러고도 남을 고양이지요.. 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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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리를 만난다면 둘이 아옹다옹하면서 막 오지 않을까 싶어요.
      재미있는 상상을 들려주셔서 하루를 웃으며 시작할 수 있겠네요^^
      당당한 스밀라라면 정말 그러고도 남을 거 같아요~

  12. BlogIcon 소춘풍
    2010.12.28 19:32

    요 뗏목은 방향키는 집사가 들고 있지요~
    스밀라야~~ 배멀미 괜찮겠니?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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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자세로 가만히 있길래 가방 끈을 살짝 당겨서 앞쪽으로 끌어봤더니
      그대로 앉아있어서 또 웃었답니다. 일으켜세우기 전에는
      절대로 안 일어날 기세...

  13. 정재상
    2010.12.28 21:02

    맨 마지막 사진.. 참 인상적이네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섬에 도착한 스밀라씨^^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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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샵에서 배경색만 간단하게 바꿀 수 있더라구요. 늘 노란색 장판만 나오니까
      아무래도 뗏목 느낌이 안 나서^^; 이 느낌도 괜찮죠?


  14. 2010.12.28 23:56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9 10: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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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정복한 고양이도 멋진데요? 아 그리고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습니다. 포스트잇도 예쁘고
      핫팩은 추운 날 길고양이 만나러 다닐 때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15. BlogIcon Laches
    2010.12.31 03:01 신고

    저도 어릴적에 왠지 바닥에 뭔가 깔려있으면 거기에 몸 맞춰서 웅크리고 올라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왠지 안전하고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란 느낌이랄까요?
    요즘은 좀더 넓은 침대에 웅크리고 있지만요. ^^;;

  16. BlogIcon 권양
    2011.01.05 22:12

    가방뗏목을 타고 유유히 집안을 유영하는 스밀라~멋져요 ㅎㅎㅎ

  17. 고양이
    2011.01.13 04:18

    너무 예쁘다... 털냥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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