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눈고양이 스밀라

아침 꽃단장 마친 고양이, 새초롬한 표정

by 야옹서가 2011. 8. 31.

 

황급히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얼른 밖으로 나가봅니다.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고

그루밍에 여념이 없는 스밀라를 보여주려고 하신 거였지요.

엉거주춤 한쪽 앞발로 땅을 짚고 잠시 쉬는 모습이, 열혈 그루밍에 지쳐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요즘 들어 어머니의 여름 매트를 부쩍 탐내는 스밀라는, 어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는 틈에

얼른 매트 끄트머리에 앉곤 합니다. 사람이 아침에 세수를 하고 이를 닦듯, 스밀라도

부지런히 몸단장을 시작합니다. 혓바닥으로 꼼꼼히 몸 구석구석을 닦고 빗질하는 것이죠.

아침 꽃단장을 끝낸 스밀라에게 장난감을 흔들어 놀아줍니다. 가끔 앞발만 휙휙 휘두를 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는 않는 스밀라입니다. 기껏 힘들게 빗어놓은 옷(털)의 산뜻함을

구기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직은 뽀송뽀송한 매트의 감촉을 느끼며 누워있는 편이

스밀라에게는 더 좋습니다.

가끔 스밀라가 보여주는 "이 사람들, 왜 여기 모여있대?" 하는 표정. 약간은 어이없어 하는 듯,

새초롬한 얼굴이지만 그 표정에 빠져들고 맙니다.

 

어머니 매트도 제 것처럼 꼬옥 붙잡고 있는 스밀라의 앞발. 털이 달라붙어 간질간질하지만
 
스밀라를 귀여워하시는지라 그냥 두시네요. 이젠 어머니 매트가 스밀라 깔개가 된 지 오래랍니다.

고양이와 함께 살며 생기는 기쁨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불편함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이니 털도 빠지고, 똥오줌도 누고, 때론 말썽도 부리는 거니까요. 

그런 모습도 하나하나 기록해가는 것, 스밀라와 함께 살며 배우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