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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길고양이의 애정공세, 멋쩍은 결말

by 야옹서가 2011. 9. 2.
멍하니 앉아있으면, 뒤통수에서 찌릿한 감이 올 때가 있습니다.

필시 누군가가 이쪽을 향해 뜨거운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기에 가끔은

서로의 감정이 어긋나곤 합니다.

안타까운 엇갈림은 사람도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정을 한껏 담은 부비부비에도 전혀 굴함이 없는 꼿꼿한 자세, 난공불락의 고양이 마음입니다.
 

방해받고 싶지 않다며 훌쩍 자리를 뜨고 마는 매정한 뒷모습을 차마 바라볼 수 없어서

멋쩍은 마음을 담은 두 귀만 뒤로 한껏 젖힙니다. 고양이의 마음은 그렇게 얼굴에, 두 귀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혼자 남은 고양이의 어깨가 더 가냘파 보입니다. 하지만 먼저 자리를 뜬 녀석을 원망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고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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