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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오래된 건물 틈새, 길고양이 은신처

by 야옹서가 2011. 10. 23.

오래된 건물 벽 틈새, 길고양이 한 마리 드나들 만한 좁은 통로가 생겼습니다. 

그 틈새로 몸을 숨기려고 잠시 걸음을 멈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눈을 꿈뻑꿈뻑 하며 '고양이 키스'를 날려 보니, 저를 향해 넌지시 눈을 감아 보입니다.

길고양이가 보내는 '고양이 키스'입니다.


사진을 찍으라는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잠시 포즈를 취해 주던 길고양이. 바로 옆 녹슨 철판과

고양이의 얼룩무늬 색깔이 마치 색깔맞춤이라도 한 듯 잘 어울립니다.

저를 기다려준 길고양이 덕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답니다.

갈라진 건물벽 틈새로는 버려진 페트병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약간 몸을 비켜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식빵 자세를 취합니다.

앞발은 보이지 않지만, 도톰한 앞가슴털 모양으로 미뤄보아 벌써 편안한 자세를 잡았다는 걸 압니다.

가파른 지붕 위라 제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길고양이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편한 자세를 취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낡은 건물벽 좁은 틈새로, 그렇게 길고양이 한 마리가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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