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물 벽 틈새, 길고양이 한 마리 드나들 만한 좁은 통로가 생겼습니다.
그 틈새로 몸을 숨기려고 잠시 걸음을 멈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눈을 꿈뻑꿈뻑 하며 '고양이 키스'를 날려 보니, 저를 향해 넌지시 눈을 감아 보입니다.
길고양이가 보내는 '고양이 키스'입니다.
사진을 찍으라는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잠시 포즈를 취해 주던 길고양이. 바로 옆 녹슨 철판과
고양이의 얼룩무늬 색깔이 마치 색깔맞춤이라도 한 듯 잘 어울립니다.
저를 기다려준 길고양이 덕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답니다.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식빵 자세를 취합니다.
앞발은 보이지 않지만, 도톰한 앞가슴털 모양으로 미뤄보아 벌써 편안한 자세를 잡았다는 걸 압니다.
가파른 지붕 위라 제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길고양이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편한 자세를 취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낡은 건물벽 좁은 틈새로, 그렇게 길고양이 한 마리가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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