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눈고양이 스밀라

고양이 몸의 비밀

by 야옹서가 2006. 7. 22.
어쩌다 어제 두 시간밖에 못 자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자정 넘어 불을 끄고 누웠다. 설핏 잠이 든지 두어 시간 지났나, 잠결에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화장실 쓰는 소리겠거니 하고 자려는데, 이번엔 빗자루 같은 뭔가가 발치를 스윽 스치고 지나간다.
허걱, 이 녀석이 탈출했구나. 허겁지겁 일어나보니, 고양이가 컴퓨터 책상 밑에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앉아 있다.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공기 통하라고 문을 조금 열어뒀더니, 그 틈으로 슬며시 빠져나온 것이다. '설마 이 사이로는 못 나오겠지?' 하고 방심했는데, 고양이의 유연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모양이다. 지금도 조마조마하면서 데리고 있는 거라, 밖에 나왔다가 여러 사람 눈에 밟히면 그렇게라도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
일어난 김에 8시간 주기로 넣어줘야 하는 안약 넣어주고, 사료도 더 주고 유리문을 닫았다. 5cm 정도의 틈만 남겨뒀다. 이번에는 못 나오겠지. 유리문 너머로 고양이가 놀 것들을 그럭저럭 장만해뒀는데, 그래도 방 안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지금은 7단 수납장 위에 올라가서 눈을 지그시 감고 가끔 귀를 쫑긋거리며 자고 있다.

'눈고양이 스밀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 치질  (0) 2006.08.01
하루 지난 초코칩 쿠키  (0) 2006.07.28
비오는 날, 스밀라  (0) 2006.07.28
파양된 흰고양이  (2) 2006.07.19
장마철에 버려진 흰 고양이  (1) 2006.07.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