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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산비탈에 사는 아기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08. 9. 12.
산비탈 따라 나지막한 단층주택이 다닥다닥 어깨 붙인 산동네에는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도심 속 골목보다 숨을 곳이 많아서
무심코 걷다보면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지만, 그 길에서 우연히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면 그만큼 반가움도 커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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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레이더를 켜고 타박타박 걷는데, 저 멀리 뭔가 움직이는 털뭉치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어린 길고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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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물어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방심한 얼굴로 나무기둥에 몸을 기대고 있다가,
제가 머리 위에서 부시럭거리며 소리를 내니 귀를 쫑긋하며 위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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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색이 회색인 걸로 봐서, 아직 어린 고양이네요. 좀 더 어른이 되면 초록색이나, 갈색이나, 호박색으로 바뀐답니다.
어린 고양이의 눈동자 색깔은 정말 신비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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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아기 고양이, 꼼짝도 않고 뗏목처럼 나무기둥을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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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슬슬 긴장이 풀어져 졸리운지, 눈꺼풀이 점점 내려갑니다...내려갑니다.  귀도 스르륵 마징가 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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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졸면 지는고다...근데 왜 이렇게 눈꺼풀이 무겁냐옹..." 사람도 고양이도 아기일 때 잠이 많은 건 마찬가지네요.
아기 길고양이가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괜히 낮잠 시간을 방해했나 봐요.
얼른 발걸음을 옮겨 길고양이 보금자리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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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 다시 이 곳을 찾아오더라도 아기 길고양이를 만나기란 어렵겠죠?
하지만 때묻지 않은 어린 길고양이의 맑은 눈동자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내일부터 추석연휴라 주변 사람들도 모두들 고향길 떠날 차비에 바쁘네요.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에게도 따뜻하고 풍요로운 추석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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